I realized
On March 25, 2014 (2,466 Days since the day),
Now I realized,
it’s time to leave.
On March 25, 2014 (2,466 Days since the day),
Now I realized,
it’s time to leave.
드디어 레몬트리 4월호에 나왔다.
시간날 때 읽어볼께요
http://social.lge.co.kr/lg_story/the_blog/people/inferiority-feeling/
세상을 떠난 사람의 생전 사진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근에 일어난 의문의 버스 사고
한가지 무척이나 가슴아픈 이야기
이날 사고 당시 운전기사와 함께 숨진 사람은 19살 이 모 군.
올해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로 신입생 환영회를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또, 18살 장 모 양은 이 군의 대학 동기로 함께 버스에 타고 있다 중상을 입어 뇌사 상태에 빠졌고,
가족의 장기 기증 결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안기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사고가 일어난 지난 19일은 이 군이 장 양에게 사랑을 고백한 날이었습니다.
15년전 1999년 3월 22일 입대했었다.
까마득하다.
부모님께 인사하고 돌아서던 그 때가 생각난다.
동의하는 이야기.
정치는 실패하기 쉽다
“여러분 가운데 머리 나쁜 사람은 나처럼 교수 해라, 그냥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공부만 하면 된다. 머리 좋을 필요 없다. 그러나 머리가 조금 좋은 사람은 기업인이 돼라.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고 변수가 많다. 정말 머리가 좋은 사람은 정치를 해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서 판단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한다.” 대학 다닐 때 정치학 교수가 강의 시간에 한 말이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반대로 생각했다. 권위주의 시절이었다. 특히 야당은 머리 쓸 일이 없었다. 탄압에 꿋꿋하게 맞설 용기, 반독재의 대의만으로 충분했다. 야당 정치인의 전형은 돌쇠형·의리형이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사쿠라가 되었다. 그런데 민주화하면서 야당에도 전략과 정책적 수요가 생겼다. 머리 쓰는 사람이 필요했다. 여당도 정통성을 획득하면서 인재가 몰렸다. 똑똑한 사람이 정치에 넘쳐났고 정치는 공학의 수준으로 정교해졌다. 그러나 정치의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시민들의 욕구도 다양해지고 변했다. 정책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은 절대 부족하다.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도 모르면서 결정하고 집행해야 할 때가 있다. 정치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정치는 똑똑한 사람 이상을 요구하는 것 같다.
이탈리아의 예는 정치가 어떤 제약 아래 놓여 있는지 잘 보여준다. 베를루스코니는 총리를 세 번이나 한 노련한 정치인이자 기업인이지만 2011년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고 물러났다. 경제학 교수·유럽연합의 경제관료로 내성적이고 차가운 판단력을 지닌 마리오 몬티가 총리를 물려받았다. 그는 베를루스코니와 하나도 닮지 않았다. 아니 반대였다. 내각은 기술관료로만 구성했다. 구원투수, ‘슈퍼 마리오’가 왔다고 했다. 베를루스코니의 방법이 잘못됐다면 몬티는 성공해야 했다. 그러나 강력한 긴축은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노조와 재계 모두 반발했지만 설득하지 못했고, 그를 옹립한 정당들도 등을 돌렸다. 내각은 1년 만에 붕괴되었다.
제1당 민주당의 부대표 엔리코 레타가 국정을 넘겨받았다. 시장은 환영했다. 연정참여 3당의 정치인과 기술관료 혼합 내각을 구성하고 긴축 완화로 전환했다. 몬티의 방향이 틀렸다면, 레타의 노선이 맞아야 했다. 그러나 정치 갈등에 휩싸이고, 경제 상황도 개선하지 못한 그는 10개월 만에 당내 반란으로 쫓겨났다. 반란을 이끈 39살의 피렌체 시장 마테오 렌치는 지난 2월 유럽 최연소 총리로 취임해 최연소 내각을 이끌고 있다.
강력한 긴축과 긴축 완화 가운데 어느 것이 정답인지, 경제 전문가·온건한 정치인·정치 신인 가운데 누가 총리로 적합한지 알 수 없다. 70대 재벌, 60대 교수, 50대 정치인 모두 실패했다. 정치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 있는 30대는 대안일까. 알 수 없다.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의 군주를 위해 ‘군주’를 쓴 지 500년이 지났지만 별로 변한 게 없다. 이건 이탈리아만의 현상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사람들의 욕구는 정치가 할 수 있는 걸 넘어선다. 하지만 정치는 못하겠다고 두 손 들 수 없다. 약속하고 지키지 못하는 쪽을 선택한다. 그리고 실망하면 새로운 정치를 다시 약속해서 기대를 모으고 또 실망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래서 정치는 항상 새 정치를 지향한다고 해야 한다. 새 정치·약속은 정치의 일상이고 오래된 정치언어다. 1960년 7월 총선 때 민주당은 “집권하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정희는 민정이양 후 대선 불출마도, 1971년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도 어겼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 박정희를 평가할 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중시하지 않는다. 박정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 아니라, 산업화했다는 점에 있듯이 박정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역시 약속을 깼기 때문이 아니라 독재하고 인권탄압했다는 점에 있다. 전두환이 단임 약속을 지켰는데도 왜 평판이 좋지 않은지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다.
마키아벨리는 가변적이고 인간의 신중함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포르투나(운명)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말했다. 새 정치·약속을 너무 믿지 않는 게 좋다. 정치는 실패하기 쉽다. 물론 정치의 어려움이 정치의 실패, 정치적 무능을 정당화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의 허약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정치 자체를 기득권으로 몰아 질식시키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정치를 죽이고 세상을 변덕스러운 운명의 여신에게 맡길 수는 없다.
<이대근 논설위원>
다른 (유니크한) 비지니스 모델로 유니크한 value를 부여할 수 있어야한다.
꽤 재미있는 비교
http://tossi907.wordpress.com/2013/06/11/%ec%8b%b8%ea%b2%8c-%ed%8c%94%ec%88%98%eb%a1%9d-%eb%a7%8e%ec%9d%b4-%eb%82%a8%eb%8a%94-%eb%a7%88%eb%b2%95%ec%9d%98-%ec%82%ac%ec%97%85%eb%aa%a8%eb%8d%b8-%ec%bd%94%ec%8a%a4%ed%8a%b8%ec%bd%94/
싸게 팔수록 많이 남는 마법의 사업모델, 코스트코
2013년 6월 11일
첫 포스트의 주인공이었던 ‘코스트코’ 이야기를 약간 다른 관점에서 다시 해볼까 한다.
내가 코스트코의 팬을 자처하는 이유는 단순히 소비자로서 만족스럽기 때문만은 아니다. 상당히 보수적이고 성숙기에 있는 금융업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마찬가지로 보수적이고 성숙기에 있는 유통업에서 코스트코가 이뤄낸 사업모델 혁신을 보면 정말 경이로움마저 느껴지기 때문이다.
좀 특이한 할인매장일 뿐인데 뭐가 그리 호들갑인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 글에서는 코스트코의 사업모델이 기존 유통업 사업모델과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나는 유통업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설명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1. 숫자를 통해 본 코스트코식 사업모델의 특성
코스트코의 사업모델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연회비’다.
최초로 트위터 팔로워 4천만을 돌파했다는 저스틴 비버도 회원
최초로 트위터 팔로워 4천만을 돌파한 저스틴 비버도 연회비를 낸다
.
첫 블로그 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보다가, “코스트코의 순이익 규모는 연회비 수입의 합계와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는 취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다시 찾으려니 못찾겠어서 그냥 코스트코의 Annual Report를 확인해보았다. 아래 그래프는 최근 5년간 코스트코의 연회비 수입(파란색)과 영업이익(빨간색)을 표시한 것이다. 실제로 규모나 추이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트코 연회비 및 영업이익 추이 (단위:백만 달러)
.
비교를 위해 업계 1위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Annual Report도 찾아보았다. 월마트의 경우도 Sam’s Club이라는 회원제 할인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연회비 수입을 가지고 있다. (그 외 소소한 수입들도 포함) 하지만, 월마트의 엄청난 매출과 영업이익의 규모에 비하면 수수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추이도 다르다.
월마트 연회비 및 영업이익 추이 (단위: 백만 달러)
.
그러면, 양사의 차이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코스트코의 혁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 수익 구조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코스트코를 포함하여 일반적인 유통업의 수익 모델(가격 결정 구조)을 단순화하면 아래와 같다. 납품받은 가격에 판관비를 더하고 마진을 붙여서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구매비용(납품가) + 판매관리비 + 영업이익(상품마진) = 매출(판매가)
코스트코와 월마트가 똑같은 물건을 100이라는 가격에 납품받아 판매한다고 생각하고, 각각의 비용/수익구조를 살펴보자.
.
코스트코와 월마트의 비용/수익구조 비교
.
위 그래프를 보면, 코스트코가 엄청나게 저비용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판관비가 두 배 넘게 차이가 난다. 원가가 100달러인 똑같은 물건을 판매하는데 있어 코스트코는 비용을 11달러 정도 밖에 쓰지 않는데 월마트는 25달러 넘게 쓴다. 코스트코가 고객에게 최저가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강력한 비용 경쟁력에 기반한다. 마진도 훨씬 적게 붙인다. 100달러에 들여온 물건에 대해 코스트코는 연회비까지 감안해도 3.2달러 밖에 붙이지 않는데, 월마트는 7.9달러를 남겨먹는다. 결과적으로 100달러에 납품받는 동일한 제품의 판매가는 코스트코 114달러, 월마트 133달러가 된다.
.
단순히 저비용이라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마진(영업이익)의 구성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코스트코는 3.2달러의 마진 중 75%에 달하는 2.4달러를 연회비 수입을 통해서 얻으며, 상품에 붙이는 마진은 0.8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월마트는 7.9달러의 마진 중 대부분(89%)을 상품마진에서 얻는다. 다시 말하면, 코스트코는 제조업체 등으로부터 공급받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되파는데 있어서 임대료나 인건비 등의 실비(그나마도 최소화)만 받을 뿐, 마진을 거의 붙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월마트처럼 전통적인 유통업에서 이익의 원천이 ‘상품 마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트코는 매우 특이한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
.
2. 코스트코의 업의 본질
자, 코스트코처럼 상품 마진이 (거의) 없는 사업 모델을 전통적 의미의 ‘유통업’이라 할 수 있을까?
상품 마진이 없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연회비를 낸 고객이라면 물건을 엄청나게 많이 사가는 고객이나 1년에 물건 하나 사가는 고객이나 수익성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다. 수익성이 매출보다는 연회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이는 작은 차이 같지만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유통업의 인센티브 구조를 완전히 바꿔버린다.
.
이렇게 많이 산다고 이익이 많이 남는 것은 아니다
수익성은 매출보다는 연회비에 의해 결정된다.
.
전통적인 유통회사는 매출과 상품마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야 수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객이 매장을 자주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여기저기 판매원을 배치하여 제품 구매를 권한다. 각종 할인을 내세워 고객을 유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능한 높은 상품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가격을 설정하기 위해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눈치 싸움을 한다.
코스트코는 이와 달리 멤버십 회원의 유지/확대를 목표로 한다. 그래야 수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멤버십이 의미하는 바는 ‘코스트코 매장에서 쇼핑할 수 있는 자격’이다. 매년 연회비를 내고 멤버십을 유지하는 고객들을 늘리기 위해서는 그들이 다른 곳이 아닌 ‘코스트코’에서 쇼핑을 함으로써 뭔가 특별한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
그 특별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잘 살펴보면 이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업’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최저가에 대한 믿음
: 전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동일 제품/수량 기준으로 봤을 때 다른 어떤 유통 채널에 비해서도 싸다. 엄청난 구매력을 바탕으로 납품 단가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저비용 사업구조와 현저하게 낮은 마진율 덕분이다. 이것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는 단순히 그 싼 만큼의 경제적 이익에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코스트코에서 사면 가장 싸다. 즉,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이익이다’라는 강력한 믿음이다. (자세한 설명은 “최저가에 대한 강력한 믿음, 코스트코“ 참조)
월마트 수퍼스토어 vs 코스트코
월마트 수퍼스토어 vs 코스트코
2) 상품 큐레이션
: 코스트코에서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는 보통 4천가지 정도다. 5만~10만가지를 취급하는 일반 할인점의 1/10도 되지 않는다. 상품의 구색(카테고리)이 부족해서 그렇다기보다는, 특정 카테고리당 소수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일반 할인점이 성장단계별(4) x 제품라인별(3) x 포장단위별(3)로 36 종류의 기저귀 상품을 취급한다면, 코스트코는 성장단계별로 4가지 상품만 취급하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코스트코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 상품을 선별한다는 점이다. 그 기준은 코스트코의 전략 및 타겟 고객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일단 연회비를 낼 만한 고객들은, 전체 할인점 고객 중에서도 구매량이 많은 우량 고객이다. 이들은 ‘최저가’에 민감하지만, ‘저가 상품’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코스트코는 상품 선별시 각 카테고리별로 ‘중-고가’에 속하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고른다. 또한, 코스트코는 공급업체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고 상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대용량/묶음 상품을 많이 취급한다. 이는 자연스레 가족 구성원이 많은 고객군이나 중소 상공인들을 타겟팅하는 효과가 있다.(실제 코스트코에는 가족과 어린이를 위한 아이템이 많다)
정리하면, 코스트코가 제공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중산층 및 대중부유층(Mass-affluent) 고객의 취향에 맞는 좋은 품질의 ‘중/고가 상품’을 골라준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구매 의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있는 것으로 안다)
3) 쇼핑의 재미
: 코스트코에서의 쇼핑은 마음이 편하고 재미있다. 그 이유는 먼저, 앞서 언급한 ‘최저가’와 ‘좋은 품질’이라는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구매 결정시 걱정거리를 크게 덜어주기 때문이다. 만약 선풍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지, 고급형을 살지 저가형을 살지, 인터넷에서 주문할지 가전 매장에 갈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코스트코에 가서 선풍기가 있다면, 그냥 그걸 사면 되는 것이다.
또한, 코스트코 매장은 쇼핑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다른 할인점과 마찬가지로 카테고리별로 상품이 진열된 위치가 대략 정해져있긴 하지만, 개별 상품들의 위치는 갈 때마다 조금씩 바뀐다. 또한, 계절성 상품이나 신상품, 할인율이 높은 특판 상품 같은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입고되어 어딘가에 전시되었다가 재고가 떨어지면 금방 없어지기도 한다. 섹션을 안내하는 표지판 같은 것도 없다. 소비자들은 슬슬 매장을 떠돌면서 평소 늘 사용하던 생활필수품들을 커다란 카트에 주워담다가, 예기치 않게 자신의 구미를 당기는 물건을 발견하는 ‘득템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주말엔 여유롭지는 않다 -_-;)
.
가격비교
가격비교 따위는 필요없다
.
종합하면, 코스트코의 사업모델은 “가족 단위의 중산층 및 대중부유층”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에 잘 맞는 상품”을 “최저가나 품질에 대한 걱정없이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일정한 수수료(연회비)를 받고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회사이다. 이러한 사업모델은 유통업보다는 테마파크 사업과 더 비슷하지 않나 싶다. 아이들한테 롯데월드 연간회원권이 있다면, 어른들에게는 코스트코 멤버십이 있는 셈이다.
.
.
3. 코스트코식 사업모델의 의미
내가 코스트코식 사업 모델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기업의 이해관계와 고객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점이다.
.
월마트 같은 전통적인 유통기업은 가격을 어떻게 하면 높게 책정해 이윤을 늘릴까 고민한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어떻게 하면 가격을 더 낮춰 이익을 최소화할지 고민하는 역발상으로 성공했다 (존 뮬린스,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
대부분의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고객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가격이다. 싸면 쌀수록 고객에게 이익이 된다. 그런데 월마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리테일 사업자들에게는 가격을 싸게 할수록 회사의 이익이 줄어든다. 고객과 기업 사이에 근본적인 이해상충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반면, 코스트코와 같은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에게는 싸면 쌀수록 회사에 이익이 된다. 회원이 늘어나 연회비 수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 고객과 기업 사이의 이해상충은 극적으로 감소한다.
.
물론 월마트도 가격 인하에 신경을 쓰긴 한다. 하지만 월마트에게 판매가격이란, 매출, 수익성, 고객충성도 등 다른 여러 고려사항 중 하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희생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50달러에 잘 팔리고 있는 리바이스 청바지가 있다. 리바이스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공급가를 5달러 인하해 주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미 잘 팔리던 상품이라면, 월마트는 좀 고민이 될 것이다. 가격을 유지했을 때 판매량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가격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가격 인하로 인한 판매 증가율이 마진의 감소율보다 작을 것이라 예상된다면 판매가를 50달러로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코스트코는 망설임 없이 판매가를 45달러로 인하한다. 고객의 ‘최저가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지 않는 것, 그래서 멤버십을 유지/확대하는 것이 상품 마진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에 있어 판매가를 최저로 유지하는 것은 다른 모든 고려사항에 우선한다.
.
15%는 우리도 돈을 벌고 고객도 만족하는 적당한 기준이다. 그 이상 이익을 남기면 기업의 규율이 사라지고 탐욕을 추구하게 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마진을 높이다 보면 곧 고마진에 중독되기 마련이다. 실제 이 때문에 사라진 소매업체들도 많다. 저마진, 저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신뢰의 문제이며 고객들이 우리를 이용하는 이유다. 고객들은 환상적인 진열이나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우리 매장에 오지 않는다. 우리의 강점은 오로지 가격 대비 가치이며, 우리는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짐 시네갈, 코스트코 창업자)
.
Oldest-Sinegal-ss
푸근한 외모에 엄청난 내공, Jim Sinegal 아저씨(COSTCO 창업자)
.
멋지지 않은가? 코스트코식 사업모델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창업자니까 -_-;) 마진율 15%는 – 창업자가 경험적으로 터득한 –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낳을 수 있는 황금알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여기서 오해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코스트코가 ‘가격 대비 가치’라는 고객의 이익을 위해 온 힘을 집중하는 이유는 그들의 고객 서비스 정신이나 윤리 의식이 특별히 뛰어나서가 아니다. 창업자나 경영진들이 사회책임경영, 동반성장, 상생과 같은 철학을 항상 강조했기 때문도 아니다. 단지, 그렇게 하는 것이 코스트코에게 가장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즉, 코스트코의 수익모델 자체가 구성원들의 그러한 행동을 유도하고 촉진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코스트코의 사업모델 혁신에 감탄하는 이유는, 이처럼 고객과 기업이 win-win 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시스템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했다는 점에 있다. 고객은 양질의 제품을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고, 기업은 고객이 ‘많이 구매할수록’이 아니라 ‘많이 만족할수록’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고객이 1년마다 멤버십을 갱신하는 행위는 코스트코에 대한 만족도를 표현하는 가장 간단하고도 정확한 방법이며, 코스트코의 수익은 바로 여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코스트코의 사업모델은 내가 몸담고 있는 금융업을 포함하여 다른 많은 업종에도 매우 큰 시사점을 준다. 대부분의 산업이 고객과 기업간에 크고작은 이해상충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은 경기 침체 및 저성장기에는 특히 더욱 그러하다. 경기가 좋으면 상거래로 인한 경제적 효용을 고객과 기업이 나눠가지는데 서로 큰 불만이 없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이 경제적 효용이 줄어들면서 고객과 기업간의 이해상충관계가 더욱 선명하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요즘 따뜻한 자본주의나 지속가능경영과 같은 화두가 강조되고 있는데, 이는 자칫하면 비현실적인 이상론에 머무르거나 진정성이 결여된 보여주기식 활동에 그치기 쉽다. 이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코스트코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시스템적으로 해결해 내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물론, 금융업에 있어서는 나의 숙제이기도 하다. 금융상품을 많이 판매할수록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가치있는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여 더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킴으로써 이익을 얻는 금융회사. (참고: “누구를 위한 금융전문가인가?”) 이는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는 이상이며, 시대가 요구하는 금융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
※ 퍼가실 때는 원문 그대로,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교황을 반대해 개신교가 생긴 것인데
지금은 수백 수천명의 小 교황이 생긴 셈이라는 말은 정말 적절한 것 같다.
“교인 위 군림하는 목사님도 사람… 견제 시스템 있어야”
ㆍ‘서초교회 잔혹사’ 펴낸 ‘사랑의교회’ 설립자 아들 옥성호씨
ㆍ“30년 뒤 기독교의 가치에 대답을 줄 수 있는 교회 많았으면”
“개신교는 한 명의 교황을 반대해 시작됐지만, 지금은 전국의 교회에 200~300명의 교황이 생겨난 듯합니다.”
2000년 전 예수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줬지만, 오늘날 목사들은 교인 위에 ‘군림하는 자’로 비판받고 있다. 최근 발간된 소설 <서초교회 잔혹사>는 이처럼 왜곡된 한국 교회의 현실을 비판한다. 주인공 김건축 목사는 ‘서초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 ‘왕 목사’로 군림하며 각종 부정을 자행한다. 결국 교회는 그의 ‘책 대필’과 ‘잉글리쉬 타운 토지 매입’ 문제로 아수라장이 된다.
책은 특히 서울 강남 ‘사랑의교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연상케 해 출간 직후 논란이 됐다. 사랑의교회는 신도가 9만명, 1년 헌금 규모가 6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교회다. 2003년 새 담임목사가 부임한 뒤 ‘논문 표절’, ‘호화 건축’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이 교회가 서초역 부근에 새로 지은 건물은 건축비만 3000억원에 달한다.
소설의 저자인 기독교저술가 옥성호씨(47·사진)는 사랑의교회 논란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사랑의교회 설립자의 아들인 옥씨는 논란 당시 새 목사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17일 기자와 만난 그는 “아버지 사후 새 담임목사 측이 ‘원로목사님도 좋아하신 것’이라며 문제의 사업들을 진행했다”며 “사실도 아닌데 아버지 핑계를 대니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소회했다.
하지만 그는 ‘소설이 사랑의교회를 풍자했다’란 추측에는 선을 그었다. 옥씨는 “이번 소설은 허구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다룬 것”이라면서 “다만 독자들은 소설을 보며 작게는 사랑의교회, 크게는 한국 대형교회가 가지는 허영과 과시욕, 명예욕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옥씨가 이번 소설에서 집중한 건 ‘비리 목사’의 문제다. 소설 속 김건축 목사는 자신의 영욕을 위해 왕처럼 부목사들을 부리며 부정을 자행한다. 옥씨는 “주변에서 많은 목사님들을 봐왔는데, 요즘 목사님들은 마치 황제와 같은 느낌으로 변해버렸다”며 “결혼식 주례가 들어온 여자를 성추행하고, 헌금을 아들 회사에 갖다주기도 한다. 소설은 현실에 비하면 귀여운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왕(비리) 목사’를 견제하는 시스템은 부족하다. 그는 “소설의 주인공 ‘장세기’ 목사는 김 목사의 부정을 알면서도 계속 따르게 되는데, 이는 ‘경제적 문제’와 ‘나는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내가 현실에서 본 다른 교역자들도 이런 이유로 부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비겁하게 문제를 회피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교회란 도덕적 리더십으로 이끌어 가는 조직이지만, 목사도 사람인 이상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인들에게 제대로 된 시야를 제공하는 건 부목사 등 다른 구성원들의 역할이죠. 그걸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옥씨는 이번 소설 발간이 ‘교회 망신’이라는 교인들의 눈초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의 비판을 피하는 건 사이비 종교에서나 볼 수 있는 특징”이라면서 “선생님한테 가서 ‘우리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린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를 집안 망신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 교회가 다시 반성하고 변화되길 바라며 이번 소설을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박용하·사진 김영민 기자 yong14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