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옥상달빛 – 고요한

가게에서 음악이 참 좋아서 기록해두었다 집에서 들어보았다.

참 좋다.

옥상달빛 – 고요한

2014-09-28T23:24:45+09:00Sun 28 Sep 2014 11:24 PM|

야근

“그러다 결국 바보가 되는 것이다”는 말에서 큰 공감을 했다.

***
AROUND 9월호에서


한국의 직장인 대부분이 그렇게까지 무능력한 사람일까?
사실 다 알고 있다.

우리에겐 그냥, 일이 많은 것뿐이다.

밤늦도록 불이 켜진 빌딩 속에 들어찬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라,
그러다 결국 바보가 되는 것이다.

2014-09-27T19:42:40+09:00Sat 27 Sep 2014 7:42 PM|

슈퍼스타 K6

슈퍼스타 K6의 음원이 실시간 순위 상위에 올라있기에 한번 들어봤다.

글쎄…
방송을 보면서 뭔가 감동을 받았으면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음악 자체로 들어보면
그냥 그랬다.

아마추어가 잘 불러보려고 정성껏 부른 느낌?

역시 음악에는 플라시보 효과가 있는 것일까.

2014-09-27T18:25:15+09:00Sat 27 Sep 2014 6:25 PM|

삶은 주관적이다.

삶은 주관적이고 주관적이어야한다.

점수 내지 일률적인 평가로 객관화할 수 없다.

2014-09-27T16:19:08+09:00Sat 27 Sep 2014 4:19 PM|

지갑 주문

2007년에 샀던 지갑이
못난 주인 만나 이제 수명을 다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시 사려고 했더니
루이비통에서 더이상 이 모델은 나오지않는다 해서 (도대체 왜????)

할 수 없이
가죽 공방 쪽으로 이 디자인으로 주문제작을 알아보고 있었다.

30~60만원 천차만별인 (말하자면, 부르는게 값인) 가죽 공방 중에서
그나마 접근성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게 말하는 압구정역 심야공방(15만원)을 찾아서 방문하여 색상 고르고
어제 입금을 했다.

색상은 다크 브라운이고
사진(이건 카드지갑 예시)에 나오는 것처럼 표면이 맨들맨들한 베지터블 가죽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스크래치도 걱정되긴 하지만 대신 시간이 지나면 손때도 묻고 자연스럽게 된다 하여
그냥 베지터블 가죽으로 이렇게 하기로 했다.

1주일 정도 걸린다는데 어떻게 될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시간이 더걸려도 잘 만들어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왔다.

2014-09-27T10:49:13+09:00Sat 27 Sep 2014 10:49 AM|

데릭 지터

사람마다 cycle이 다르다고 하지만,

나보다 3살이 많은 데릭 지터는
다 이루고 이제 떠나는데

나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4/sports/baseball/2014-derek-jeter-timeline.html#/#time317_10427

2014-09-26T14:51:34+09:00Fri 26 Sep 2014 2:51 PM|

김승연 한화회장

이것이 정의로운 것인가?

김승연 한화회장,“인공호흡기 의지 건강 위중” 2013.01.06

김승연 회장 ‘옥중 돌연사’ 경고 병세 위중… “사람은 살려야” 우려 2013.01.07

“김승연 회장 병세 위중 … 방어능력 없어” 2013.03.05

2014-09-26T10:04:37+09:00Fri 26 Sep 2014 10:04 AM|

알바생

다른 곳에서는 누군가의 아들, 딸이며 누나, 여동생일 것이기에
가급적 잘해주려고 노력한다.

알바생에게 ‘피로감’을 주는 진상 손님들
  
인사이트 인사이트 09/24/2014 10:09pm
  

알바생은 고달프다. 시쳇말로 ‘진상’ 손님들 때문이다. ⓒ naverblog/qkqhekd44

직장을 찾기 어려운 요즘 많은 청춘들은 편의점, 커피숍, 호프집 서빙 등의 아르바이트로 시간제 일자리를 찾는다.

당장은 시급 5,210원을 받고 일하지만 아직은 미래의 꿈을 위해 하고픈 게 더 많은 나이. 알바생으로 일하는 이들에게도 고충은 있다. 바로 기본 매너를 상실한 무개념 손님들 때문이다.

국내 취업포털과 블로그에 올라온 알바생들의 ‘하소연’과 사연을 바탕으로 꼴불견 손님들이 유형을 살펴봤다.

1. 동전 투척형 손님

컵라면과 소주 한병을 사러 편의점에 들어온 손님. 주머니에서 구겨진 지폐와 돈전 한 뭉치를 계산대에 늘어놓는다. 그나마 점잖게 손에 쥐어주는 손님은 양반이다.

계산대 밑으로 떨어진 동전을 집으면서 울컥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2. 느끼한 눈길을 던지는 중년 아저씨

치킨집이나 호프집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구타유발형’ 손님들. 2차 또는 3차로 찾은 호프집에서 여자 알바생에게 음탕한 눈빛으로 위아래를 훑어본다. 도가 지나친 손님은 이렇게 주문하기도 한다. “통닭 한마리 튀겨줘! 싱싱한 암놈 통닭으로… 흐흐”

3.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손님  

잘 차려 입고 커피 한잔을 주문하러온 아가씨도 피로감을 유발하곤 한다. 작은 목소리로 주문을 하는 탓에 못 알아 듣는데도, 아랑곳 않고 계속 속삭인다.

크게 이야기 해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손님에게 이렇게 사과해야 한다. “고객님, 죄송한데요. 제가 듣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알바생에게도 꿈이 있고 미래가 있다. 매너를 지키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 ⓒ인사이트

4. 입냄새 풍기는 취객  

편의점에서 자주 접하는 경우다. 술에 만취한 손님이 편의점에 담배를 주문하러 들어온다. 왜 하필 주문 전에 크게 숨을 들이쉬고 알바생인 나에게 내뿜는 것일까?

오늘 드신 저녁 메뉴를 자랑하는 것은 아닐 터인데…

5. 새치기 하는 얌체 아줌마, 아저씨

거의 모든 알바 현장에서 목격되는 현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도, 사람들 시선을 무시하고 바로 새치기를 하시는 아줌마. 그런데 이상하게 항의를 받는 것은 아줌마가 아닌 죄없는 알바생이다.

6. 알바생에게 서비스 요구하는 빈대 손님

고깃집에 여러명이 와서 사람 숫자에 못미치게 고기를 시키는 손님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한 사람은 밥을 먹고 왔다’고 하면서 테이블에 세팅을 안해주면 바로 분노를 표출한다.

알바생에게 3인분 같은 2인분 삼겹살을 시키고는 서비스를 더 달라고 떼를 쓰는 빈대 손님도 짜증을 유발한다.

7. 매장에 신발 자국 찍어주시는 센스쟁이 손님

편의점 바닥은 유별나게 하얀색 타일로 반짝 거린다.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소용없다. 신발에 진흙, 개똥 등 오물을 묻힌 채 바닥에 그대로 도배하고 가시는 센스쟁이 손님 때문이다.

잠시 알바생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들도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다. 지친 어깨를 다독여주지 못할 망정 피로감을 줘서야 하겠는가. 우리 기성세대들, 최소한의 매너와 품위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 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4-09-25T11:28:57+09:00Thu 25 Sep 2014 11:28 AM|

문득, 한국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맥북 수리하러 서비스센터에 들렀다가
GQ 4월호의 어느 글이 떠올라서 인터넷에서 스크랩을 해보았다.

마지막 option 아닌 option, 외국으로 떠나는 결론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칼날같이 지적하고 절절이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문득, 한국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SOCIETY

당연할 수 있다. 여기는 버티고, 버티고, 또 버텨야 하는 나라니까. 그래도 뭐가 안 보이는 나라니까. 하지만 쉽지 않은 얘기. “떠나라”고, 머리는 말하지만 “꼭 그래야겠냐”고, 갑자기 다른 말이 들리기도 한다.

<GQ> 2014년 04월호  

갑자기 버려진 것 같았다. 지금 살고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심지어 열심히 산다 해도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은 순간이 자주 왔다. 10년, 20년 이후를 생각하려는 순간마다 그랬다. 요는 이거다. “더 잘살고 싶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돈을 더 벌고 싶다.” 금융 컨설턴트인 누가 얼마를 받는데, 회사원인 누구는 얼마를 받아서 허무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래봐야 별 차이가 없다는 거다. 좋은 물건을 갖게 되면, 1년에 두 번 정도 해외로 휴가를 가면 불안이 사라지나?

회사원이 돈을 더 불리는 방법은 저축 혹은 투자일 것이다. 주식은 자본주의가 허용한 도박이니까, 벌거나 잃을 수 있다. 혼자 하면 대개 잃는다. 혹은 잃을 때까지 한다. 벌 때는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업료’라 여긴다. 간접 투자를 결심했을 때 벌어지는 일도 예측 가능하다. “한 달에 2백만원을 버는 20대라면 1백만원은 투자하시고 50만원은 장기저축하시고 나머지 50만원을 생활비로 쓰라”는 조언. “장기 투자는 오래 할수록 이익이니까 적어도 10년 이상 버티면 돈을 버시는 거”라는 얘기. 그렇게 순진하게, 성실하게, 꾸준히 하면, 진짜 돈은 은행이나 투자 자문 회사가 번다.

은행에서 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난 요즘 돈 모으지 말라고 해. 버는 대로 쓰라고. 대신 행복하게 잘 쓰라고. 저축? 해봐야 남는 게 없어.” 1년 전에 결혼한 친구였다. 아내는 외국계 화장품 회사에서 일한다. 둘 다 꽤 많은 돈을 번다. 그래도 여유는 없다. “우리가 둘이 같이 한 달에 5백만원을 저축해. 굉장히 큰돈이야. 그럼 1년에 6천만원, 5년에 3억이지? 5년 후면 내가 마흔이야. 마흔에 현금 3억이 있는 거지.”

이 계산에 출산은 없다. 아파도 안 된다. 친구의 부모님이 편찮으셔도 안 된다. 집안에 큰 일이 생겨도 곤란하다. 좋은 차를 사면, 또 계산이 흐트러진다. 하지만 그렇게 모은 3억으로는 직장에서 가까운 아파트 한 채도 못 산다. 친구는 도곡동, 아내는 삼성동에 회사가 있다. 2013년 봄 즈음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서울의 PIR, 즉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9.0에서 17.6에 달한다.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9년에서 17.6년을 모아야 집값이 나온다는 뜻이다. 지금 네이버 부동산 검색에 걸리는 20평형대, 약 79제곱미터 정도의 아파트는 싼 것이 1억 5천, 비싼 것은 12억이다. 전자는 양천구 신월동, 후자는 강남구 청담동에 있다.

노정태의 책 <논객시대> 우석훈 편엔 “80 년대 중후반 한국의 중산층이 처음 형성되던 시 절, ‘스탤라 인생관’”에 대한 언급이 있다. 20대는 20평 아파트에 엑셀, 30대는 30평 아파트에 프레스토, 40대는 40평 아파트에 스텔라를 가진 다는 것이 하나의 기준이었다는 것이다. 엑셀은 현대가 만들어 판 소형차였다. 프레스토는 좀 더 컸다. 스텔라는 중형차였다. 지금의 쏘나타정도 다. 아파트 평수와 자동차의 크기를 늘려가는 것 이 그 시절 부의 공식이었다. 그때의 20대는 지금의 50대다. 그 세대가 지금도 가장 많은 돈을 갖고 있다. 그 공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 지만 2014년의 20, 30대에게는 말이 안 되는 얘 기다. 같은 공식을 적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취직 이후, 번듯한 직장에서 3천만원 중반 정도의 연봉을 받는 정규직 직장인이 스스로의 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주거 형태는 서울 어딘가의 원룸이다. 네이버에 있는 부동산 개 인 거래 사이트, 몇 군데의 부동산을 돌아다니는 매 순간 환상은 깨진다. 더불어 보증금과 월 세 사이의 첨예함, 전세와 전세 대출 이자 사이에서 다시 고민하는 시간…. 집 앞에서, 돈의 가치는 솔직하다. 비쌀수록 좋은 집에 살 수 있다. 욕심을 버리고 타협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월세 는 허공에 흩어지는 돈이다. 내가 벌어서 집주인 이 생활비로 쓴다. 비싼 땅에 건물이나 집을 가 진 사람들은 그걸 기반 삼아 더 번다. 한남동에 서 전세를 살던 친구는 계약이 끝나자 ‘1천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직면했다. 속이 쓰렸지만 ‘그러마’ 했다. 그런데 2주 후, ‘아니다, 2천만원을 올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친구는 타 협을 시도했다. 통하지 않았다. 지금은 서울 지도를 펼쳐놓고 매물을 검색 중이다. 그래도 맘에 드는 원룸을 구할 수만 있다면….

다시 솔직해지자. 지금 30대의 목표는 혹시 ‘불로소득’ 혹은 ‘건물주’ 아닐까?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금 한국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어려 워 보인다. 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다니엘 튜더가 쓴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에 이런 내용이 있다. “2011년 고등학생들 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 중 87.9퍼센트가 ‘지난주’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으며, 그중 70퍼센트는 학교가 스트레스의 원인이라 고 답했다. 일본, 미국, 중국의 학생들이 그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대답한 비율은 50퍼센트 도 채 되지 않는다.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는 2011년 한국의 10대 청소년들이 OECD 회원 국 중 가장 불행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취직과 결혼, 출산은 대학 이후에 뚫어야 하 는 관문이 되었다. 심지어 여행과 연애조차 스펙 이 되었다. 모든 건 시장이 결정하니까, 스펙이라 는 말은 공공연히 쓰인다. 스펙은 자동차 제원 같은 걸 설명할 때 쓰는 말, 기계의 설명서 혹은 사양이라는 뜻이다. 최고출력이나 공인연비를 비교할 때 쓰는 말이다. 지금은 같은 방식으로 경험을 잰다. 그래야 비교우위를 측량할 수 있으니까. 측량이야말로 경쟁의 시작이고, 끝나지 않 는 게임이기 때문에.

OECD 국가의 2012년 연간 근로시간 평균은 1,709시간, 한국은 2,092시간이다.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한다. 1위는 2,317시간의 멕시코, 3위는 2,012시간 일하는 칠레다. 불행한 고등학교 시절을 통과해, 가까스로 취직하면 이런 근로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불안. 출산? 그럼 한 달에 5백만원 저축한다던 은행원 친구가 자녀를 갖는다면, 앞으로 5년간 모을 돈을 전부 아이의 양육비 및 교육비로 써야 한다. 2013년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한 명의 자녀를 대학 졸업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3억 8백96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수, 휴학, 어학연수는 제외한 (여러모로 비현실적인) 통계다. 재수나 휴학 같은 건 계획한다고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단계가 아니다. 게다가 그 자녀가 대학생이 될 즈음, 친구가 50대 중반이 되면 회사에서도 나갈 때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노후가 가장 불안한 나라다. 가계 저축률은 1990년 이후 꾸준히 떨어졌다. 어른들은 “대학 보내고, 시집장가 보내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 말하면서 허허허 웃는다.

그러니 기꺼이 떠나는 사람이 있다. <한국경제>의 2013년 보도에 외국계 부품회사에서 7년간 일한 37세 김씨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는 호주 이민 전문 용접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다니던 회사의 연봉은 5천만원 정도였다. 일산에 30평형대 아파트도 사뒀다. 그래도 불안했다. 호주는 취업비자만 있어도 대학까지 공짜로 다닐 수 있는 나라. 기술을 배워 살길을 도모하고, 아이의 교육 환경을 위한 탈출이었던 셈이다.

근원적인 공포는, 그렇게 취직해 결혼하고 살다가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도 거의 비슷한 인생을 살게 돼 있다는 데 있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가 부모만큼 살자면 또 다른 관문을 뚫어야 한다. 아이에게 최대치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 아예 낳지 않는 게 방법일 수 있다는 얘기다. 출산율이 늘지 않는 건 당연하다. 겁이 나서,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다. 어느 정도의 돈은 행복을 보장할 수 있다. 행복은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다. 신혼부부에게 아이는 현실적인 공포이자 스트레스의 시작일 수 있다. 심령물보다 슬래셔에 가까운 얘기. 거대한 악보의 끝에, 끝나지 않는 도돌이표가 있다.

“더 잘살고 싶다”는 건 매우 원초적인 바람일 것이다. 더 좋은 차를 갖거나,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은 욕망과는 다르다. 이런 사회에서, 진짜 비싼 건 시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을 시간, 아이와 놀아줄 수 있는 시간, 부모님과 산책할 수 있는 시간.

기회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쳐 있지 않나?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효율적이라는 걸 누가 모르나? 하지만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학생들에게는 없다. 고등학생 아들딸이 아빠만큼 바쁜 한국은 가족을 그렇게 해체시킨다. 학생은 학생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대로 허덕일 수밖에 없는 시대. 어떤 날 새벽엔 벼랑 끝에 서 있는 전화를 두 통이나 받았다. “다 리셋하고 싶어.” 한 명이 말했고, “이렇게 살아서 뭐 해” 또 한 명이 말했다. 둘 다,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30대였다.

이건 아주 개인적인 얘기다. 한국의 정치, 언론, 경제 상황의 이런저런 논란에 대한 세세한 대답이나 의혹 혹은 허무도 아니다. 화려하면서 (비교적) 안전하기까지 한 서울의 밤, 아직 가보지도 못한 다른 도시, 그렇게 살아낸 모두의 가족, 지금도 어딘가 앉아서 웃고 있을 친구들…. 이 모든 걸 끌어안고 인정한 후, ‘그래서 우리가 지금보다 잘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도 여기, 같이 있다는 데서 위안을 찾을 수 있을까? 아름다운 순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매우 자조적으로, 그래서 오히려 희망적으로. “나를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나라로 가고 싶어.” 최인훈이 쓴 소설 <광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중립국.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땅. 하루 종일 거리를 싸다닌대도 어깨 한번 치는 사람이 없는 거리.” <광장>이 발표된 건 1960년, 불과 54년 전이다. 그때와 지금은 다른가 같은가. 어떤 선배는 한국에서 하던 일을 모두 접고 하와이로 떠났다. 그들에겐 아무 계획이 없었다. 여기보다 나을 거라는 기대만 있었다. 시대는 달라졌다. 하지만 선택이야말로 가장 개인적인 혁명이라는, 적극적인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2014-09-24T20:55:18+09:00Wed 24 Sep 2014 8:5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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