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3분간의 우주여행

멋있다.

***

인터스텔라 닮은꼴 단편 ‘방랑자들’, 4분 우주여행
  
인사이트 인사이트 12/15/2014 04:40pm
  

via Vishnu Rajendran Amboo/youtube​​

‘인터스텔라’ 뒤를 잇는 4분짜리 미래 우주여행 영화가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스웨덴의 배우 겸 컴퓨터 영화 제작사 에릭 베른키스트(Erik Wernquist)가 유튜브와 비메오에 ‘방랑자들(Wanderers)’이라는 단편 영화를 공개했다.

영화 속에는 화성의 저녁 노을, 토성의 아름다운 고리 빛 등 환상적인 태양계 모습이 나타난다. 베른키스트는 아름다운 태양계에서 인간이​ 다른 별 이나 행성으로 자유롭게 여행하는 모습을 그렸다.

‘방랑자들’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화면의 배경이다. 이 영화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실제로 촬영한 사진과 데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다른 우주영화들 보다 더 생생한 우주를 접할 수 있다.

또한 천문학자이자 ‘코스모스’의 작가인 ‘칼 세이션(Carl Sagan)’이 내레이션을 해 영화의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방랑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가장 아름답고 현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게재된 영상과 사진을 통해 베른키스트가 인류의 미래 우주여행을 어떻게 그려냈는지 감상해보자.  

2014-12-15T17:53:35+09:00Mon 15 Dec 2014 5:53 PM|

어라운드 12월호

어라운드 12월호를 보다가

–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하는 것
– 돌이켜보면 여행의 날들은 짧은 순간들이었지만, 그 순간들 덕분에 나는 두터워졌을 것이다.
– 나는 썩 마음에 들지않은 도시를 여행할 때 이런 방법을 자주 쓴다. 지도와 함께 무언가를 봐야한다는 강박도 가방에 넣어두고 아무 버스나 잡아탄다. 마음이 끌리는 것이 있으면 내려서 구경도 하고 그러다 다시 아무 버스나 타고 빠져나가는 것. 그러다 보면 버스 종점 터미널에 갈 때도 있고 좀처럼 할 수 없는 곳에 내려 난감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도 버스를 잡아타고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만이다. 몇 개월 동안의 여행은 그렇게 확인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확인하러 가는 것이다.

2014-12-14T17:57:21+09:00Sun 14 Dec 2014 5:57 PM|

이코노미스트지는 좌파인가 우파인가

나는 그래서 이코노미스트가 좋다.

***

이코노미스트지는 좌파인가요 우파인가요?

2014년 12월 12일  |  By: arendt  |  경제, 세계  |  댓글이 없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 독자들 일부는 과연 우리의 정치적 입장이 무엇인지를 헷갈립니다. 우리는 자유 시장경제와 탈규제 그리고 민영화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동성 결혼을 찬성하며 마리화나 합법화를 지지하고 군주제를 찬성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과연 좌파(left-wing)일까요? 우파(right-wing)일까요?

둘 다 아니다가 정답입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1843년에 외국산 옥수수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반대한 영국의 사업가인 제임스 윌슨이 창간했습니다. 윌슨과 곡물법을 반대한 그의 친구들은 애덤 스미스와 존 스튜어트 밀과 같은 자유주의자(liberals)로 분류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적 전통이 이코노미스트지의 입장을 계속해서 유지해 왔습니다. 우리는 개인의 경제적 혹은 사적 자유를 억압하는 부당한 억압을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지를 만든 창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독단적인 태도 역시 배제합니다. 만약 정부 개입이 자유주의자의 입장과 배치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개입은 지지할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에 우리는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을 찬성했었습니다. 그 이후로 이코노미스트지는 보편적 건강 보험이나 총기 규제와 같은 정부 개입을 지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바로 정부는 개인의 권력과 부를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개입해서 제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좌파와 우파라는 개념은 이코노미스트지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이 단어들은 프랑스 혁명 기간 동안 파리의 프랑스 의회에서 군주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오른쪽에 혁명가들이 왼쪽에 앉아있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하지만 좌파-우파 개념은 이코노미스트지의 자유주의적 성향을 나타내는 데는 부적합합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자유주의적 성향은 현상 유지에 대한 좌파들의 불만과 재분배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파의 회의주의를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좌파-우파의 틀로 이코노미스트지의 성향을 이해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정치적 분열은 보수주의와 평등주의(conservative-egalitarian)로 나뉘지 좌파-우파로 나뉘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어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선거가 있을 때 전통적인 자유주의적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자를 지지합니다. 우리는 마거릿 대처를 지지하기도 했었고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는 때로 좌파와 우파의 좋은 것만 취해서 중도적 태도를 보인 토니 블레어와 같은 정치인을 지지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정책에 대해서 의견을 낼 때, 우리는 그 정책의 실효성을 따진 뒤 의견을 내는 것인지 누가 그 정책을 지지하고 반대하는지에 따라서 의견을 바꾸지 않습니다. 2013년 10월 우리는 소득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글을 내 보냈습니다. 독점을 규제하고 빈곤층과 젊은 사람들에게 정부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은 좌파들과 공통점이 많습니다. 은퇴 나이를 올리고 교육에서 정부 역할을 줄이고 더 많은 선택지를 도입하는 것은 우파들의 입장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제시한 진짜 진보주의(True Progressivism)는 이러한 혼합의 결과입니다. (Economist)

2014-12-12T09:51:31+09:00Fri 12 Dec 2014 9:51 AM|

지분 분배

글 쓴 분에게는 과격할지 모르겠지만,
내용도 요점도 관점도 없이 두루뭉실 애매하게 끝맺음한
멍청한 글

**

지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임지훈  2014/12/11   씽크 라운지

“공동창업자들끼리 지분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맞나요?”

아마 창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이것일 것입니다. 어디를 찾아봐도 답이 나와 있지도 않고 물어보는 사람마다 답을 다르게 주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제가 일본에서 개최된 Infinity Ventures Summit이라는 벤처컨퍼런스에서 Y Combinator의 Kevin Hale 파트너(Partner)와 함께 패널토의를 했는데 (패널은 2명 더 있었습니다), 1시간 30분짜리 세션이다 보니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고 거기서 지분 배분 주제가 길게 논의되었습니다. Kevin은 “지분은 무조건 1/n로 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YC가 인큐베이팅한 회사들을 보면 가장 잘된 회사들은 다 1/n로 지분을 나눴다고, 이것은 데이터로 증명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Kevin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Kevin은, “스타트업은 험난하고 긴 과정인데 시작하는 시점에서의 ‘공’이나 ‘성과’를 따져서 지분율을 다르게 하는 것보다는 모든 공동창업자들이 올인하면서 열심히 하게끔 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떨어져 나간다고 했습니다. 충분히 합리적인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YC에 지원하는 회사들의 멤버구성과 stage를 고려했을 때 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반면, 국내의 대부분의 기업가들이나 투자자들은 1/n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많은 분들이 강연에서, 혹은 블로그에서 그렇게 설파하기도 하셨고요. 그분들의 논리의 핵심은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는 것이었고요. 저는 이 또한 합리적인 설명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무엇이 맞는 것이냐? 스타트업 월드에서는 언제나 정답은 없습니다. 나한테 맞는 정답은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 진리죠. 제 의견을 물으신다면, 저는 케바케(case by case)이고 YC의 권고가 꼭 맞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에선 아닌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일례로 다음의 케이스를 상정해보시죠. 카카오/네이버/넥슨/엔씨소프트 등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한가닥하는 본부장/팀장과 팀원들이 나와서 스타트업을 했다고 합시다. (예를 들어 게임을 디렉팅 하던 PD와 부하직원들, 아니면 포탈에서 어떤 서비스를 책임지던 팀장과 그 부하직원들) 이 경우에는 기존에도 상하관계가 존재했고, 해당 분야에서의 내공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내공과 리더십을 따라서 부하직원들이 따라나왔을 것이고요. 이런 경우에도 1/n이 맞는 것이냐?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또 다른 케이스로, 이미 엑싯(exit)까지 경험한 적이 있는 연쇄창업가(serial entrepreneur)가 새롭게 스타트업을 한다고 했을 때 그런 경험이 없는 분들과 1/n로 무조건 나눠야 하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죠. 이렇듯, YC에서는 1/n이 맞다고 한다 혹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대체로 1/n로 하니깐 우리도 그래야 한다라고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주장을 하나로 합치하는 과정’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선생님의 말을 들어야 했고, 대학에서도 교수님한테 반대하기보단 받아들여야 했고, (남자의 경우에) 군대 문화도 있고. 그러다 보니 동등한 권리를 갖는 사람들끼리 난상토론을 하면서 하나의 결론으로 도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칫 ‘감정싸움’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많은 기업가 출신분들이 “절대 1/n로 지분을 나누면 안된다”라고 주장하시는 것 같고요. 즉, 감정싸움하면서 결정 못 내리는 것이 최악이니 한 사람이 결정 내리는 것이 더 낫다라는 주장이겠죠.

답이 깔끔하게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서 뭔가 찜찜하실 수 있을텐데, 이렇게 ‘케바케’일 수 밖에 없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하나의 원칙을 얘기한다면 지분을 배분하는데 있어서 ‘공평하지 않다(unfair하다)’라고 느끼는 공동창업자는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최대주주 입장에서 되도록이면 ‘조금 더 후하게’ 나눠주는 것이 길게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ps. 이와 별도의 주제이긴 하지만, 살짝 관련되었기에 ‘스톡옵션’에 대해서 짧게 얘기하면, 스톡옵션은 최대한 많은 풀을 확보해서, 향후에 합류할 좋은 인력들에게 나눠줘야 할 것입니다 (기존에 지분을 갖고 있는 멤버들에게 더 주는 것이 아니라)

글 : 임지훈

2014-12-11T13:10:17+09:00Thu 11 Dec 2014 1:10 PM|

권력은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나

http://blog.naver.com/justalive/220205641841

이번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에 대해 분석한 글인데
최정규씨는 페이스북에서 여기에 대해
“통제 환상, 조직내 침묵, 그리고 도파민 – 리더가 말도 안되는 주제로 논리도 없이 이야기 한다. 그리고 부하들은 리더 말이 터무니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릎 꿇고 경청만을 해야 한다. 이러한 3류 건달 문화가 우리 사회에, 비즈니스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라고 적었다.

동감한다.

권력은 아무리 하찮아보이더라도 일단 갖기 시작하면
그 때 부터는 자기중심, 통제 환상, 그리고 조직 내 침묵이 시작된다.
아래 넘버3 영화에서도 나온 것 처럼 “내가 빨간색이라면 빨간색이야” 투의 위험신호까지 오게 된다.

슬픈 사회다.

***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땅콩리턴) 그리고 보직 사퇴: 권력은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나?

2014/12/10 07:34

조현아 땅콩회항
권력은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나?

그냥 이 사건을 심리학적으로 지껄여 본 것임. 그저 소설이라 생각하고 편히 읽으시길..

승자효과

사건 내용은 너무나 많은 기사가 쏟아졌기 때문에 모두 알겠으나 글의 전개를 위해 간단히 쓴다.

조 부사장이 탄 항공편은 12월 5일 0시50분 미국 뉴욕 JFK공항을 떠나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086 항공기였다. 한 승무원이 1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라는 견과류를 봉지째 건넨 게 문제가 됐다. 원래 매뉴얼에는 승객에게 먼저 먹겠냐고 물어본 뒤, 먹고 싶다고 하면 접시에 담아서 서비스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런 상호과정 없이 조 부사장에게 봉지째 서비스한 게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 부사장이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고 하자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했다”고 답했다. 그래서 조 부사장이 “사무장을 불러 매뉴얼을 열어보라”고 했는데 이 사무장이 당황해 매뉴얼을 못 찾았다고 했다. 그러자 조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큰 소리로 “내려라”라고 지시했고 이 때문에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비행기가 다시 탑승구로 돌아와 기내서비스 책임자인 남자 사무장, 수석 스튜어드만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항공편은 뉴욕에서의 출발시간이 20분가량 지연됐고 도착도 예정보다 11분 늦게 됐다. 비행기에는 250명의 승객이 있었다.

조현아 부사장은 왜 땅콩 하나로 자신의 전용비행기도 아님에도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비행기를 다시 회항시키는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 라면 상무의 사건이 얼마나 일파만파 커졌는지를 사내 글을 통해 자세히 썼을 정도로 제대로 알고 있는 그 장본인이 말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의 장녀로 일찍부터 큰 어려움 없이 권력의 맛을 보았던 사람이다. 그녀는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돌아와 대한항공에 입사하고 이후 재벌 2세의 타이틀에 걸맞게 초고속 승진을 하며 권력의 달콤함을 누려왔을 것이다.

권력은 테스토스테론을 분출하게 만든다. 그리고 테스토스테론은 뇌의 화학적 상태에 영향을 준다. 특히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수치를 올려준다. 도파민은 우리가 찾고 있던 것을 찾아냈거나 해야 할 일을 완수했을 때 기분을 좋게 만든다. 즉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부여 수준을 올려주는 것이다. 이때 목표 달성을 통해 권력이 더 강화되면 일종의 승자효과라 할 수 있는 권력의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권력은 테스토스테론을 분출하고 테스토스테론은 도파민 수치를 올려주며 높은 도파민 수치는 목표 달성을 위한 더 큰 동기부여를 줌으로써 다시 승리를 챙취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승리는 또 다른 권력의 맛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식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수준을 업그레이드 한 결과 2004년에는 국제기내식협회가 1년에 한번 수여하는 머큐리상을 거머쥐게 된다. 2007년에는 엄마처럼 어린이 승객을 탑승에서 도착시까지 기내에서 보살펴주는 ‘플라잉맘 서비스’로 머큐리상을 또 받게 된다. 이 모든 성취 위에서 그녀의 뇌가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생각해 보라.

게다가 권력의 경험은 인지능력을 올려주기까지 한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교의 파멜라 스미스 교수와 그 동료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권력을 갖고 있는 책임자와 권력이 없는 보조자로 나누고 각각 권력을 휘두르고 휘둘리는 상황을 연출했다. 그 이후 여러가지 인지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집행자 그룹은 거의 실수를 하지 않는 반면에 보조자들은 여러가지 실수를 연출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애나 기노트 교수는 이 모든 상황을 권력이 주의를 집중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정리한다. 권력은 뇌가 행동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우리가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권력은 무언가 잘못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을 애초에 없애준다. 그래서 권력은 주변 시야에 방해받는 경향이 적고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목표지향적인 사고 모드로 뇌를 만들어준다.

그런데 승자효과가 지속되면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권력이 경주마가 옆을 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도록 씌워주는 눈가리개를 권력자에게 달아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주의와 통제환상

1812년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침공했다. 1941년에는 히틀러가 러시아를 침공했다. 그런데 이 둘은 러시아를 침공했다는 것만 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 둘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고 러시아를 침공하기 전까지 수많은 승리를 맛보고 있었다. 아마도 테스토스테론이 마음껏 분출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의 러시아 침공은 대참패로 끝나게 된다. 이 둘은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매우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된다. 나폴레옹은 보급로와 퇴각로에 대한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했으며 히틀러는 빠른 시일 안에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했기에 러시아로 침공한 독일군은 월동 채비도 갖추지 않았다. 그래서 전쟁 중 동상으로 14000명에 달하는 군인의 손과 발을 절단해야 했다. 게다가 이들은 패배가 명백한 징후가 보였음에도 빠른 퇴각을 고려하지도 못했다. 이 둘 모두 무모한 판단으로 돌이킬 수 없는 오판을 하게 된 것이다.

E-테스트라는 것이 있다. 테스트는 다음과 같다.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다섯 번 튕겨서 소리를 내라.

수성펜을 집어서 자기 이마에 대문자 ‘E’를 써라.

여기서 대문자 E를 타인의 시점을 쓴 사람은 타인지향적인 경향을 보이고 자신의 관점으로 쓴 사람은 자기지향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이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권력에 영향을 받으면 E-테스트는 어떠한 경향을 띠게 될까?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애덤 갈린스키 교수는 실험을 통해 자기가 누군가에 대해서 권력을 행사했던 때를 떠올리게 할 경우 자기 관점으로 E를 쓰는 경향이 크고 누군가의 권력 아래에 놓여 있었던 때를 떠올릴 경우 타인 관점으로 E를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권력은 자기중심주의에 빠지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그리고 만약 그 권력의 맛을 일찍부터 그리고 계속 맛보았다면 자기 자신의 시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이 장기적으로 손상되는 결과를 빚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 다른 실험을 보자. 주사위를 굴려 숫자를 맞추는 게임이다. 아시다시피 내가 주사위를 던지나 다른 사람이 주사위를 던지나 주사위 숫자는 랜덤으로 나온다. 그런데 게임 전에 권력 행사를 떠올렸던 그룹은 자기가 주사위를 굴리는 경향이 높았고 권력 행사를 떠올리지 않았던 그룹은 다른 사람이 주사위를 굴리게 한 경향이 많았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바로 권력은 많은 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조차 말이다. 이를 통제 환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위의 실험에서 권력 그룹은 정치적인 사건이나 경제상황에 자기가 보다 많이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 그럼 정리해 보도록하자. 권력자들은 승리효과의 선순환으로 처음에는 나름대로 잘 해 나가곤 한다. 하지만 그 승리효과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사건들을 다른 사람들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경향성이 줄어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광대하고 복잡한 사건들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쉽게 빠져드는 것이다.

초고속 승진을 하면서 여러가지 성과를 내며 별 어려움 없이 권력의 반열에 올랐던 재벌 2세가 자신의 이외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감각을 잊고 게다가 좀 무리한 일이지만 자신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젖을 수 있는 확률은 없었을까? 그래서 그녀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행하지 않았을까?

정보 왜곡과 자기정당화

사태가 여의치 않자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발표한다. 그런데 사과문이 가관이다. 조현아 부사장이 지나친 것은 사실이지만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문에 대한 반박글이 올라왔다. 한마디로 말하면 대한항공의 사과문은 월권행위를 한 조현아 부사장을 지키고자 정보를 왜곡 해 책임을 전가하는 자기정당화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사측은 사무장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으며 또한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며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지만 실제로 매뉴얼을 여는 과정에서 비번이 생각이 안나서 잠시 지체한 것 뿐이라는 것이었다.

1950년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간 미식축구는 거칠기로 유명했다. 특히 당시 프린스턴대학과 다트머스대학간의 시합은 부상자가 속출하고 몇몇은 실려나가는 등 흡사 전쟁과 같은 축구 시합을 하곤 했다. 시합이 끝나고 얼마가 지난 뒤에 양 대학의 심리학자들은 상대방 대학을 각각 방문하고 학생들에게 경기장면을 찍은 필름을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에게는 학생들에게 완전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시합필름을 보도록 지시하고 보는 동안 반칙행동이 있는 경우 그것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누구 책임인지를 기록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보 왜곡이 심하게 일어났다. 상대방 대학의 선수들의 반칙을 각각 두 배 이상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자기대학 선수들이 반칙을 한다기보다는 상대방 선수에 의한 반칙행동의 희생자로 본 것이다. 이러한 정보 왜곡은 자신이 지킬 무언가가 있을 때 발생한다. 자신의 자아와 신념이나 꼭 지켜야할 나와 가까운 존재가 있을 때 말이다. 이를 자기정당화라고 한다. 과연 사측과 노조측 중에 누가 더 정보를 왜곡하고 자기정당화를 하고 있는 것일까? 판단은 당신에게 맡긴다.

왜 권력을 놓지 못하는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대되자 조현아 부사장은 모든 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 이사자리는 유지된다! 여타 대표이사직도 그대로이다! 왜 그렇게 권력은 놓기 힘든 것일까?

어느 날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샐리 디커슨 교수는 매우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과연 무엇이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줄까? 돈이 없어 쪼들리는 것일까? 건강과 관련된 것일까? 업무의 압박일까? 고소공포증 같은 공포증일까? 혹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까?

디커슨은 인간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사회 평가적 위협’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사회 평가적 위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권력 박탈, 정리 해고, 사회적 배척, 왕따… 특히 이러한 사회 평가적 위협을 받는 감정 수치는 CD4T세포 수치로 측정되는 면역 체계의 건강과 강력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비해서 슬픔, 불안, 스트레스 그리고 우울 등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즉 사회 평가적 위협은 실제적으로 건강에 그 어떠한 감정보다 치명적이다는 사실이다.

나는 여기서 좀 더 깊게 들어가고자 한다. 권력 박탈, 정리 해고, 사회적 배척, 왕따 등의 사회 평가적 위협이 왜 그렇게 높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일까? 그것은 자아가 파괴되는 고통과 같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의 근거, 자존감의 토대가 무너질 경우 그 고통은 인간에게 그 어떤 것보다도 큰 고통으로 다가오게 된다.

조현아 부사장이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의 증거는 무엇일까? 자아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자존감의 근저는 어떤 것일까?

권력자들은 권력을 쉽게 놓지 못한다.

침묵해야 하는가?

대한항공도 난리겠지만 사무장과 관련 직원들은 아마 현재가 지옥같을 것이다. 다른 삶의 터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이 일을 쉽게 얘기하고 시간이 지나면 이 이슈는 사라질 것이나 그 직원들은 그곳이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히 권력의 부당한 사용은 건강한 사회라면 절대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예전 ‘조직 내 침묵 현상’에서 언급했던 넘버 쓰리 이야기를 먼저 인용해 본다.

“송강호라는 배우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낸 ‘넘버 3’라는 영화가 있다. 3류 건달(도 안되는) 송강호가 자신들의 부하들을 앞에 놓고 ‘헝그리 정신’에 대해 말도 안되는 일장 연설을 하는 장면은 지금 다시 봐도 재밌고 명연기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 장면은 우리 내 사회의 한 단면을 이야기 해주고 있기도 하다.

리더가 말도 안되는 주제로 논리도 없이 이야기 한다. 그리고 부하들은 리더 말이 터무니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릎 꿇고 경청만을 해야 한다. 이러한 3류 건달 문화가 우리 사회에, 비즈니스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주로 리더 홀로 이야기하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조용히 듣고만 있는 현상을 ‘조직 내 침묵 현상(Organizational Silence)’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조직 내 침묵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 영화를 보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송강호는 헝그리 정신의 위대함에 대한 예를 들면서 ‘현정화, 현정화도 라면만 먹고 육상에도 금메달 3개나 따버렸어’라는 말을 하자 부하 한 명이 ‘임춘애입니다, 형님!’라고 정확한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자 송강호는 그 부하를 죽일듯이 패고 다른 부하들에게 ‘하..하늘이 내.. 내가 빨강색이라면 빨강색인 것이야!’라며 분에 못이겨 더듬거리며 호통을 친다. 그리고 침묵은 이어진다.”

여기서도 전형적인 정보 왜곡과 자기정당화 현상을 볼 수 있다. 사회 전체에 침묵현상이 만연하면 어떻게 될까? 나폴레옹과 히틀러가 갔던 러시아로 가보자.

1986년 4월 25일 체르노빌의 원자로 4호기에 기술담당자들은 일 분 미만의 짧은 시간 동안 전원공급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거대한 전기 터빈들이 관성의 힘으로 회전을 계속해서 원자로에 냉각수를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전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계산하고 실험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이 실험은 자정이 지난 다음에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정에는 근무 교대가 있었다.

기술담당자들은 실험을 못한 것이 꺼림찍해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치를 취할까 하는 생각을 했으나 이내 곧 포기했다. 굳이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해 사전 예방 조치를 한다고 교대 조가 실시할 실험을 중지시켰다간 원자로 담당자인 댜를로프로부터 실험을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문책을 받을 게 뻔했고 이게 위로 올라가면 댜를로프 또한 상사에게 문책을 받을 게 뻔했고 그것이 상부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피곤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사전예방조치를 하려고 했던 기술담당자들의 선택은 늘상 그랬듯이 침묵이었다.

러시아의 권력-간격 지수는 거의 최고치인 93이다. 이런 나라에서는 그저 침묵이 답이다. 권력 앞에 침묵만이 미래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침묵의 교대 후 한 시간 23분 45초가 지나고 원자로는 폭발하게 된다. 그런데 이미 2년 전인 1984년에 체르노빌은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원자로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체르노빌은 노동의 승리를 대표하는 상징이었기에 체르노빌의 책임자 빅토르 브류하노프는 상사의 압박에 못이겨 원전의 문제 없음을 서명하고 만다. 그 또한 침묵한 것이다.

액튼 경은 너무나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모든 권력은 견제 받아야 한다. 그리고 부당한 권력은 비판 받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는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할 수 있을만큼 이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출력하기 취소  

2014-12-10T13:33:42+09:00Wed 10 Dec 2014 1:33 PM|

SNS

며칠전 회사에서 SNS관련한 공지가 있어서 듣던중에
누군가가 나에게 SNS를 하지않느냐고 묻길래
글을 안쓴지 몇달 되었고 하지않는다고 답을 했다. 눈팅족일 뿐이라고

그랬더니 약간 놀라는 눈치다.

몇달전에 일기에도 적었지만

최근 몇달간 내가 가장 잘한 일이
SNS를 끊은 것 같다.

이제 스마트폰만 끊으면 좋겠다.

2014-12-08T17:33:54+09:00Mon 08 Dec 2014 5:33 PM|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서비스업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격이 없다.

고객 1인당 11분 x 250명 = 2,750분 = 45시간 = 1.9일과
서비스 매뉴얼에 근거하여 일등석에 땅콩을 그릇에 받쳐서 서비스하지못한 것과 바꾸어야하는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인해 승객들 시간 11분 사라진 이유는? “‘땅콩’ 때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탑승하고 있던 미국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항공기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승무원 사무장을 이륙 직전 내리게 해 출발 및 도착 시간이 지연된 사실이 알려지며 눈초리를 받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오전 0시 50분쯤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다 탑승 게이트로 돌아가는 ‘램프리턴’을 했다. ‘램프리턴’이란 항공기 정비를 해야 하거나 주인이 없는 짐이 실리는 경우, 승객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취하는 조치다.

그러나 이 날 해당 항공기는 승무원 사무장 한 명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했다. 비행기가 기수를 돌린 건 기내 서비스에 대한 조 부사장의 지시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눈길이 몰리고 있다.

한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타고 있던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 식품을 봉지째 건네자 조 부사장은 “왜 넛츠를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고 해당 승무원을 질책한 것. 매뉴얼에 따르면 승무원은 승객 의향을 물은 뒤 갤리(음식을 준비하는 곳)로 돌아와 견과류 봉지를 개봉해 종지에 담아 음료와 함께 제공하게 돼 있다.

이때 조 부사장은 승무원 사무장에게 규정에 관해 질문하며 언쟁을 벌이다 그를 향해 “내려”라고 말했고 항공기가 ‘램프리턴’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이 당황했는지 매뉴얼을 제대로 못 찾으니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무장은 내리게 하고 부사무장에게 직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으나 항공기의 승무원을 지휘·감독은 기장이 하도록 항공법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 부사장이 월권행위를 한 것이 아니냐며 눈총을 받고 있다.

한편 이륙하려고 활주로를 향하던 비행기가 다시 게이트로 돌아와 사무장을 내려놓은 뒤 재출발하면서 전체 승객의 출발이 20여분 지연됐다. 대한항공 측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의 인천공항 도착은 예정시간보다 11분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소식에 누리꾼들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매뉴얼 안 따른 것은 잘못이긴 한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그렇다고 사무장을 내리게 하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전용기도 아니고 다른 손님들도 탄 비행기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저건 너무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분위기 얼음장이었겠어”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2014-12-08T11:11:30+09:00Mon 08 Dec 2014 11:11 AM|

제현주씨

맥킨지에 있을 때에 client인 칼라일에서 일하셨던 제현주씨.
어떻게 사시나 했더니. 기사에 나왔네.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들.

<저자와의 만남> ‘미생’ 탈출 꿈꾸는 ‘노마드’ 제현주씨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14-12-08 07:00

유수 직장 나와 자신만의 ‘일 조합’ 구성…경험 담아낸 책 발간

변화의 계기는 인문독서모임…공동의 협동조합으로 발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며 드라마화를 통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웹툰 ‘미생’의 주요 인물중 하나인 ‘오상식 차장’은 직장에 충성을 다하는 전형적인 ‘샐러리맨’으로 그려진다.

늘 붉게 충혈된 눈과 피로에 찌든 모습. 일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열정을 다 바쳤지만, 직장으로부터 버림받은 그가 “난 왜 일에 의미를 부여했을까. 일일 뿐인데”라고 내뱉는 대사는 우리 시대 직장인들이 느낄 법한 자괴감을 가슴 저릿하게 보여줬다.

열정만으로도 다 채울 수 없는 게 직장생활이다. 그러나 그 같은 열정도 없이 하루하루 일상에 찌들어가는 ‘미생’들도 적지 않다.

숱한 자기계발서들이 내놓는 교과서 같은 말들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당신이라면 일의 의미에 대한 자기 고민과 도전, 실천의 여정을 꼼꼼히 담아낸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어크로스)가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다.

저자 제현주(38) 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일을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한다”며 “일이 괴로움을 준다면, 왜 그러한지 구체적인 질문들을 정교하게 자문하는 동시에, 일상과 거리가 둔 환경에서 타인들과 고민을 공유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과 94학번인 제 씨는 2000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와 사모펀드 칼라일 등을 거쳤다.

그러나 남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직장 생활은 정작 그에게 행복감을 주지 못했다. 맥킨지 입사 3년 만에 이직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후 10년 간 다른 직장 생활들을 이어오면서도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건 이 사회의 구조 탓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또한 공허하다고 생각해요. 이왕이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마음, 그 일을 잘해내고 싶은 마음, 그 일에 밥벌이 이상의 의미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미 내 마음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이런 마음이 어리석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이 같은 마음을 손쉽게 접을 수 있었다면 애초에 문제가 그리 심각했을 리도 없겠죠.”

제 씨는 직장을 그만둘 수 있겠느냐를 컨설턴트 식으로 자문했다. 필요와 비용의 높고 낮음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산출했고, 직장을 그만둘 경우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를 점검했다. 그 같은 개인 컨설팅을 거치고 나니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리곤 사표를 던졌다.

“어느 하나의 일에서 온전히 만족감을 얻을 수 없었어요. 일 자체가 싫은 건 아니었는데, 직장을 떠나면 일 생각조차 하기 싫었죠.”

제 씨는 방황의 과정에서도 꾸준히 독서모임 등 활동을 병행했다. 한 출판사가 이벤트로 진행한 철학 독서 모임이 그 삶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여러 독서모임에 참여했지만, 이번엔 달랐어요. 다들 개인적으로는 친분이 별로 없고, 배경도 제각각인 이들이었지만, 15명가량으로 출발한 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죠. 그렇게 모임이 2년 반 가량 진행되다보니 다들 모임에서 이직 등 중요한 개인의 의사결정을 상의하는 등 서로간의 친밀도도 높아졌어요.”

제 씨는 독서 모임을 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듣고 나누는 동안 스스로 삶의 자세가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제게는 존 에이브럼스가 쓴 ‘가슴 뛰는 회사’가 큰 울림을 줬어요. 또 미셸 푸코의 주체해석학을 함께 끙끙대며 읽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죠. 혼자 읽었다면 아예 읽는 것 자체를 포기했겠지만, 함께 읽고 서로 생각을 나누었기에 끝까지 읽어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가슴 뛰는 회사’는 그에게 곧 현실이 된다.

프리랜서 컨설턴트 일을 하던 제 씨는 이들과 함께 별도의 부업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주도적으로 내놓았고, 2012년 6월 9명이 함께 협동조합을 결성해 대표를 맡았다. ‘롤링다이스’란 이름의 협동조합은 그간 십수권의 전자책을 펴냈으며, 최근에는 협동조합 결성 등 사회적 경제 활동 컨설팅으로 영역을 넓혔다.

“일은 여러 개인의 욕망을 충족하는 수단이 되죠. 제겐 컨설팅과 롤링다이스 일이 때로는 생계유지의 수단이, 때로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나 인정받고픈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전보다 훨씬 만족스럽죠. 무엇보다 더 많은 자기결정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아요.”

롤링다이스는 현재 2명이 조합에서 나가고 3명이 들어와 모두 10명으로 꾸려지고 있다. 대부분 제씨보다 연하인 이들은 출판과 웹서비스 기획, 대학생(결성 당시), 디자이너 등 각자의 일을 병행하는 상황이다. 협동조합 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이들은 향후 협동조합의 운영방식을 각자의 부업이 아닌 보다 본격적인 형태로 발전시킬지를 고민하는 기로에 서 있다.

제 씨는 “일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게 목표라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각자가 능동적인 고민을 통해 자신만의 일의 모델과 목표를 만든다면 행복에 도달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생’에서 오 차장이 애초의 직장 ‘원인터내셔널’을 나와 또 다른 일에 승부를 걸듯이 제 씨와 롤링다이스 구성원들도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미생 시즌2’에 도전하고 있다.

각자에게 맞는 최적의 조합에 하나의 모범답안은 있을 수 없지만, 어떤 답을 구하든 스스로의 모색과 진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엔 이론이 없어 보였다.

jbkim@yna.co.kr

2014-12-08T10:32:33+09:00Mon 08 Dec 2014 10:32 AM|

결과가 아니라 그 변화에 집중하는 것

페이스북에서 본 글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참고로, 다리는 불타지 않았다.

결과가 아니라 그 변화에 집중하는 것. 여기에 핵심이 있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누군가 고민할 때, 나는 무조건 해보라고 권하는 편이다. 외부의 사건이 이끄는 삶보다는 자신의 내면이 이끄는 삶이 훨씬 더 행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심리적 변화의 곡선을 지나온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성장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면, 상처도 없겠지만 성장도 없다. 하지만 뭔가 하게 되면 나는 어떤 식으로든 성장한다. 심지어 시도했으나 무엇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조차도 성장한다. 그러니 일단 써보자. 다리가 불탈 때까지는 써보자. 그리고 나서 계속 쓸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자. 마찬가지로 어떤 일이 하고 싶다면, 일단 해보자. 해보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달라져 있을 테니까. 결과가 아니라 그 변화에 집중하는 것. 여기에 핵심이 있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98p. <다리가 불탔으니 이로써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

2014-12-08T10:02:13+09:00Mon 08 Dec 2014 10:02 AM|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