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AROUND 2015년 2월호에서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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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은 오랫동안, 꾸준히, 열심히 해도 질리지않는 일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찾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사실 엄청난 행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를 비롯한 내 주위의 많은 사람이 서른다섯 살이 넘어서야 자신이 하는 일이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 일은 한 때 우리를 질리게 했고 서른의 위기를 맞아 벗어나 보려고도 해봤지만, 결국에는 그 일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또 좋아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결국, 완벽한 일이나 성공, 행복은 운명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때로는 우리가 갖지못한 것에 정신이 팔린다… 그러나 우리는 끝내 타협하고야 만다. 출판계의 거물 대신 블로거를 선택하며, 영화감독 대신 영화 칼럼을 쓰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슬픈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고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중략)

나이가 든다고 해서 특별히 확실해지는 건 없다. 계속되는 불안함과 막막함과 맞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중략)

아주 사소하고 아주 평범한 일들을 하면서, 유명해지진 못해도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 살아가는 것.
내가 맡은 행복의 냄새를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것.
그리고 그 행복을 다 함께 나누어 먹는 것.
그것이 내가 블랙홀 같던 20대를 지나 비로소 발견한 행복이다.

2015-02-21T02:19:12+09:00Sat 21 Feb 2015 2:19 AM|

나의 사진

사진 찍을 때 조건이 raw 파일을 모두 나에게 주는 내용이 포함되어있었다.
포토그래퍼 입장에서 raw파일을 주지않으려 하는 성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번 사진은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

비록 B, C, D 컷이라도 모두 내 모습이기에
간직하고 싶었다.

사진은 일상적인 프로필 사진과
내 깊은 모습을 담는 것을 병행했다.
(사실 후자 목적이 더 컸다)

좋은 모델이 되진 못하지만
그래도 촬영 목적을 일부라도 달성했기에 만족한다.

2015-02-20T00:36:41+09:00Fri 20 Feb 2015 12:36 AM|

프로필 사진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스튜디오에서 한번
회사로 이동해서 한번 더

이렇게 총 2번을 찍었다.

SLRclub.com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큰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그런 곳보다는
작은 돈이나마 필요한 곳을 선택하고 싶었다.

원래는 30살 짜리 사진 전공하신 여자분이 좋겠다 생각을 했는데
경기도 안산에 있는 스튜디오까지 가기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그보다 더 저렴한 견적을 부른 분에게 갔다.
신대방동 부근의 허름한 건물 지하에 차려진 스튜디오였는데
그 분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실력을 쌓아간 분이었다.
요즘 경기도 어렵고 해서 매우 어려워했는데
원래 18만원을 부르신 것을 20만원 드리겠다고 하니 아주 좋아하셨다.

설날 연휴인데도 고향에 가지 않고 (못하고)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좀 그랬다.

사진은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대체로 마음에 들었다.

스튜디오에서는
일반적인 프로필 사진 외에
나의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을 끌어내는 컨셉을 하나 더 찍었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2015-02-18T22:22:56+09:00Wed 18 Feb 2015 10:22 PM|

장하준 교수 인터뷰

대안은 없고
비판만 하고

그정도는 나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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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인터뷰 “증세는 내 돈 뜯는 것, 복지는 사치… 이런 시각이 논의 걸림돌”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입력 : 2015-02-15 21:57:46ㅣ수정 : 2015-02-15 22:01:31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52·사진)가 한국의 ‘증세 없는 복지’ 논쟁에 대해 “증세는 내 돈을 뜯어가는 나쁜 것, 복지는 사치와 낭비라고 보는 격”이라며 “ ‘돈이 없으니 사치를 늘릴 수 없고, 세금은 나쁜 것이어서 걷을 수 없다’고 하는 이상 어떤 논의도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금과 복지의 기본개념과 담론구조가 잘못돼 있어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한국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는 이미 고복지 스타트 단계”라고 한 것에 대해 “아이가 막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키가 크고 있으니 곧 어른만큼 잘 자랄 거니까 밥도 안 주고 놔둬도 된다는 얘기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지난 11일 경향신문 서의동 경제부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금과 복지는 우리가 필요한 것을 함께 사는 ‘공동구매’에 비유해 설명했다. 세금을 거둬 집을 짓고 길을 만들고 병원을 세워 같이 쓰면 사회적 비용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현재 한국 경제가 이렇게 침체된 것은 1970~1980년대에 만들어진 주력산업의 수준을 높이거나 새로운 산업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부양 등 쉬운 길만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산업정책 전문가인 내가 자꾸 복지 얘기를 하는 것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연말정산을 계기로 불거진 ‘증세’ 논란이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한국의 증세 관련 논의 흐름을 어떻게 보나.

“세금과 복지에 대한 기본 개념이 모두 잘못됐다. 세금은 ‘(내 돈을) 뜯어가는 것’ 혹은 정부가 돈을 거둬서 태워버리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세금은 우리 집이고 학교이고 병원이다. 도서대여점에서 돈 내고 책을 빌려보는 대신 큰 도서관을 만들어서 책을 공짜로 빌려보면 오히려 더 싸게 책을 나눠볼 수 있는 거 아닌가. 한국에선 복지도 ‘사치’나 ‘낭비’ 혹은 가난한 사람들의 의존성을 키우는 ‘독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돈 있는 사람에게 돈을 뜯어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식의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다같이 돈을 내서 의료나 교육을 공동구매하는 ‘보편적 복지’라면 복지는 사치가 아니라 필수품이다. 한국은 복지가 잘 안돼 있다 보니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월등한 1위다. 사회가 각박하고 기댈 데가 없으니 젊은이들이 의대, 법대 등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는 길만 찾는다.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것도 복지미비 때문이다.”

– 최경환 장관이 “우리는 이미 고복지 스타트 단계여서 새로운 복지를 만드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아이가 막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키가 크고 있는데 이 아이는 곧 어른만큼 잘 자랄 거니까 밥도 안 주고 놔둬도 된다는 얘기나 똑같다. 복지라는 게 나무 자라듯 그냥 자라지 않는다. 정부가 제도를 잘 설계하고 재원도 확충해야 클 수 있다. 대가족이 해체되면서 가족이 해결해주던 것을 나라에서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 고령화도 진전돼서 구조적으로 그런 (복지가 늘어나는) 요인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미흡한 수준이라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틀을 잡아놨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지 자동으로 된 것이 아니다. 복지가 늘어나는 추세가 시작됐으니 가만히 있으면 늘어나게 돼 있다는 건 말이 좀 안되는 얘기인 것 같다.”

– 법인세 논란을 보면 한국의 정부관료와 정치인들이 지나치게 ‘친기업’ 정서를 갖고 있는 듯 보인다. 한국사회의 전반적 분위기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체인 기업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에 젖어 있는 듯하다.

“사실관계도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 미국 정부가 복지에 쓰는 돈은 GDP의 20% 정도이지만 개인 지출까지 포함하면 결국 유럽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은 의료가 공공복지로 거의 해결되지 않아 사적으로 의료비를 많이 지출한다. 사적지출을 합치면 미국은 의료비에 GDP의 17%를 쓴다. 10% 안팎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오히려 많다. (무상의료인) 영국처럼 정부가 직접 약을 사면서 고혈압약 2000만명어치 달라고 하면 얼마나 많이 깎을 수 있겠는가. 미국은 개인별로 하다보니 깎지도 못한다. 의료비에 유럽보다 2배나 많은 돈을 쓰면서도 낭비가 많고 건강지표가 선진국 중 꼴찌다. 그리고 세금 안 내고 규제 안 하는 게 결코 친기업은 아니다. 왜 모든 기업이 법인세 10%만 내는 파라과이 같은 나라로 가지 않느냐면 제공하는 서비스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독일은 법인세가 30%여도 기업들이 투자하는 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다.”

– 증세에 대한 저항이 심한 것은 내가 낸 세금으로 긍정적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래서 한국 내 일각에선 복지목적세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있다.

“ ‘복지를 해보니 이렇게 좋더라’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맞다. 대표적 복지선진국인 덴마크는 세금 부담이 GDP의 50%가 넘지만 일부 설문조사를 보면 88%가 불만이 없다고 한다. 목적세는 정치적 저항을 줄이는 데 유용할 수 있으니 용도가 명확한 부분은 초기에 목적세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세금을 다 목적세로 할 경우 재정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

–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휴대전화를 빼면 한국의 주력산업은 모두 1970~198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새로운 산업을 거의 개척하지 못했다. 기계, 부품, 소재 같은 산업이 중요한데 아직 취약하다. 한국의 무역은 대부분의 나라와의 교역에서 흑자를 내고 일본에 엄청난 적자를 내는 구조인데 그게 다 기계, 부품, 소재 분야다. 첨단산업에서도 휴대전화와 반도체 말고 새로 뚫은 분야가 없다. 1990년대부터 산업정책을 등한시하고 의료관광, 금융허브 등으로 안이하게 경제를 키우려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우리는 산업경쟁력 자체가 약화되고 있어 금융거품이 빠지거나 외부 충격이 오면 일본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 성장동력을 찾으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를 개방하면 기업이 살아남으려 경쟁하면서 발전할 거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바보 같은 짓을 이미 많이 해놨다. 미국,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당장은 농산물이 타격을 받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아직 생겨나지 않았지만 그런 나라와 경쟁해야 하는 첨단산업들이다. 지금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조선산업의 모습이 향후 대부분 산업의 미래일 것이다. 하지만 옛날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 잡아다가 콧수염 잡아당기며 산업정책을 펴던 시대는 지났다. 민주적 채널을 통해 기업, 노동계, 기술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 산업정책과 복지를 논의해야 한다.”

– 정부는 내수를 진작시킨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로만 문제를 풀려고 한다.

“쉬운 길만 찾는 것이다.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이고 우리 경제의 체질이 약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니 한두 가지 방책을 써서는 살아날 수 없다. 국가적으로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신산업을 키우는 일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안 했으니 지금 큰일이다.”

– 정부의 4대 구조개혁 중 핵심은 노동시장을 유연화해 정규직 해고를 쉽게 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복지시스템을 만든 뒤 유연화하는 게 순서 아닌가.

“맞다. 유럽의 핀란드, 네덜란드 같은 국가도 비정규직 비율이 높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료, 교육 등 복지가 잘돼 있어서 비정규직이 됐다고 인간 이하의 삶을 살지는 않는다. 복지 없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면 사회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 복지 강화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나.

“떨어지면 도저히 재기할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 직업선택도 보수화되고 남에게 관대해질 수 없는 사회가 돼가는 것이다. 삐끗하면 나도 죽게 생겼는데, 대가족 제도가 해체돼서 주변에서 도와줄 사람도 없다. 사실 나는 복지문제 전문가가 아니다. 산업정책 전문가다. 그런데도 자꾸 복지 얘기를 하는 것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장하준 교수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경제발전에서 경제사와 사회정치학적 요소들을 중시하는 ‘제도주의 정치경제학’을 구체화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상(2003년), 경제학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에프상(2005년)을 최연소로 수상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0년 한국인 최초로 동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해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등의 저서가 36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2015-02-16T11:52:57+09:00Mon 16 Feb 2015 11:52 AM|

자화상 – 나의 고백

오랜만에 찾아 들었는데 너무 좋다.

이 노래가 나온지도 올해면 20년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세련될 수가.

2015-02-15T22:49:42+09:00Sun 15 Feb 2015 10:49 PM|

경기 불황

경기가 매우 좋지않다는게
체감을 한다.

월급쟁이들은 알 수 없다.

통계 수치로는 느낄 수 없을 그 감을

2015-02-15T22:17:58+09:00Sun 15 Feb 2015 10:17 PM|

bullshit

토요일 저녁 7시 30분

2014년 어느 회사의 실적에 대해서
잘 설명하는 (방어하는) 설명자료를 쓰자니

정말이지

내가 왜 이 똥을 치워야하는가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적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과 함께

주말에도 bullshit을 쓰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오늘 일은 그만 두려고 한다.

2015-02-14T19:32:54+09:00Sat 14 Feb 2015 7:32 PM|

에센셜리즘’

뭐 뻔한 이야기이기는 한데,
(그리고 거창한 표현을 넣을 이유도 없고)

그래도 생각해볼만한 이야기
step back해서 돌아보는건 꼭 필요한 것 같다.

***

다 버려라… 핵심만 빼고

[ Cover Story] 바쁜 건 나쁜 것… ‘에센셜리즘’ 저자 그렉 맥커운의 조언

삶에서 직장이 가장 중요한 한 남자가 있었다. 아내가 병원에서 딸을 출산하던 때도 그는 안절부절못한 채 복도를 서성였다. 그의 정신은 다른 곳에 있었다. 아내가 지친 팔로 아기를 안고 있을 때조차 그는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었다. 직장 상사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미안한 얼굴로 아내를 한 번 쳐다보고, “바로 가겠다”고 답했다. 상사는 그를 칭찬했다. “고객들이 자네를 대단하다고 여길 거야.” 하지만 그는 회의에 참석한 어느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오히려 안절부절못하던 자신을 고객들이 불편하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을 뿐이었다.
그는 화가 났다. 직장을 위해 헌신하려고 했지만, 결국 가족의 마음에는 상처를, 고객과의 관계에서는 불편함을 남겼다. 대신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삶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해놓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컨설턴트인 그렉 맥커운(Mckeown·38)은 그날 이후 왜 똑똑한 사람들이 일과 삶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에센셜리즘(Essentialism)’이란 책을 썼다. 글로벌 리더 150명의 특징을 분석한 전작 ‘멀티플라이어’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는 이번 신작을 통해 성공하기 위해선 ‘본질적인 소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에센셜리즘은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의 사고방식을 실천하는 삶을 의미한다. 그는 “삶의 지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데 있다”고 조언한다.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의 한 호텔 로비에서 맥커운 씨를 만났다. 고향 런던을 떠나 미국에 산지 10년이 지났지만, 대화 중간에 섞인 약간의 영국 억양이 매력적이었다.

―에센셜리즘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가장 중요한 일들을 선별적으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것을 다 하려는 생각, 모든 사람의 요청을 수용하려는 생각을 멈추어야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간 관리 방식을 바꾸거나, 읽지 않고 지우는 이메일의 숫자를 늘리는 것 정도를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나는 제대로 된 중요한 일에 나의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가?’라고 자신에게 계속 질문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일과 기회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중 대부분은 사소한 것일 뿐, 정말 중요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많은 일과 기회 중에서 정말로 중요한 소수를 가려내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부인이 딸을 낳을 때 많은 것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다음과 같은 의문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우리는 저마다 지닌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들과 잠재력을 더욱 크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고민은 너무나 크고 중요해 저는 스탠퍼드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새롭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는 비(非) 에센셜리트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유는 하나입니다. 모든 일을 억지로라도 일정에 끼워넣어 해내면 다 해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진실이 아닙니다. 이런 식의 삶을 지속하다 보면 첫 번째로 스트레스를 받고, 두 번째로 지치고, 세 번째로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살다 보면 결국 생각할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고,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궁리할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이런 인생이 옳다고 믿어 왔습니다. 사회가 계속 그렇게 말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인생은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매우 바쁘게 삽니다. 우리는 비 에션셜리스트인가요?
“이 세상 어느 나라보다 한국 사회는 열심히 일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든 국가가 마찬가지입니다. 현대 사회는 ‘바쁨’에 지나친 가치를 부여합니다. 저는 최근에 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자 그녀는 활짝 웃으면서 ‘요즘 너무 바빠 죽겠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마치 바쁘다는 걸 자랑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어 그녀는 ‘나는 2주 동안 매일 밤 4시간밖에 못 잤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가 바쁘다는 사실로 증명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

그는 마치 강연을 하듯 속사포 같은 열변을 이어갔다. “이것은 일종의 버블(bubble)입니다. 인터넷 버블과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2000년과 2008년 경제를 망가뜨린 적이 있듯 오늘날에는 ‘바쁨의 버블’이 존재합니다.”

―’바쁨의 버블’은 무슨 뜻인가요?

“모든 버블은 사람들이 실제보다 높은 가치로 어떤 대상에 대해 평가할 때 발생합니다. 그린스펀이 말한 비이성적 과열이죠. 하지만 모든 버블은 언젠가 터지고, 그동안 숨겨져 왔던 비용이 드러나게 됩니다. 많은 사람은 ‘그동안 의미 없는 것에 내 인생을 바쳤구나. 그동안 평생 힘들게 살았는데, 진정 행복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만약 제가 게으르다면 어느 정도 수준의 삶도 영위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열심히 일한다 해도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저 피곤하고 불행해질 뿐입니다.”

―책에 ‘성공의 역설’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에 대해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이 그다음 단계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할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성공하기 전까지 소수의 선택만 주어지기 때문에 몇 가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뒤에는 ‘일을 믿고 맡길’ 사람이라는 좋은 평판을 얻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생깁니다.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회가 많아진 만큼 에너지가 분산되고, 포기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맨 처음의 성공이 결과적으로 성공을 방해하고 실패로 이어지는 촉매가 되는 겁니다. 성공은 자칫 ‘규율이 없는, 많은 것에 대한 추구’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무리한 요구는 우아하게 거절하라

―책에서 쓸데없는 요구는 거절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직장 상사 요청에 ‘아니오’라고 말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거절의 기술이 있나요?

“물론 거절하는 게 언뜻 이기주의나 방종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나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고요. 이를 위해 저는 ‘아니오’라고 말하기보다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아한 거절(graceful no)’법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지나친 업무를 줄 경우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요. ‘지금 5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잘(good) 할 수 있지만, 4개의 업무라면 훌륭하게(great)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걸 원하시나요?’라고요. 태도와 말투도 중요합니다. 망설일 필요 없이 간결하게 의사를 전달해야 상대방도 기분 상하지 않고 당신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상사가 무례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10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전부 훌륭하게 수행할 수 없습니다. 상사에게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상충 관계)를 알려야 합니다.

그걸 잘 보여주는 게 바로 이 그림입니다. 왼쪽과 오른쪽 모두 같은 크기의 에너지를 쓰지만, 왼쪽은 에너지가 사방으로 분산되면서 어느 방향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오른쪽은 한 방향으로만 에너지가 집중되면서 크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석 달에 한 번 가장 중요한 일을 정하라

.▲ 트레이드 오프―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연습이나 훈련이 있습니까.
“가장 좋은 방법은 적어도 석 달에 한 번 정도는 현실에서 한 발짝 떨어져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겁니다. 그간 무엇을 해왔고, 어떤 일이 중요했는지, 어떤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했는지 곰곰이 생각하고 다음 분기를 계획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목표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끝낸다든지, 가족과 저녁 식사를 10번 이상 함께 한다든지, 이런 식이요.”

―중요도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책에서 소개한 ’90퍼센트 법칙’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을 하나 선정한 다음, 그것을 기준으로 0점부터 100점까지 점수를 매기십시오. 만약 어떤 선택의 대상에 90점 미만의 점수가 매겨진다면 그건 0점과 다름없다 판단하고 버리십시오. 이러한 방식을 통해 판단을 내리지 못해 머뭇거리거나, 60점이나 70점짜리의 선택들에 발목을 잡히는 나쁜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 점수에 낮은 선택의 대상에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최우선순위’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priority’가 처음 등장한 것은 1400년대입니다. 그 후 500년 동안 priority는 단수형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00년대 이후 ‘priorities’라고 복수형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자체가 현실을 왜곡한 비논리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어떻게 여러 개일 수 있습니까?”

열변을 토하는 그는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주변에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중요한 일을 선별하지 못한 채 스트레스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기색이었다.

“문제는 한정된 우리의 노력과 시간을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중요한 곳에 투입하지 못한다면 직장 상사와 동료, 고객 등 남에게 끌려 다니게 되고, 결국 우리 자신에게 의미 있고 중요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각 자체를 잃게 된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요청을 덥석 받아들이고 나서, 일도 잘 진척되지 않고 바쁘기만 한 상황을 원망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단지 다른 사람의 기분이 나쁠까 봐, 혹은 그 사람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까 봐 무작정 요청을 수락하는 일이 얼마나 자주 있나요? 혹시 ‘알겠습니다’라는 대답이 사람들의 사고 회로에 내장되어 있어 자동적으로 응답하는 건은 아닐까요?”

―아이를 낳는 아내의 곁을 지켜주지 못해 ‘실패’를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일이 더 에센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일을 선택하는 게 맞나요?

“한 호스피스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녀가 임종을 앞둔 사람들에게 ‘무엇을 후회하나요?’라고 물었을 때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다고 합니다. 사회가 원하는 일만 했을 뿐 스스로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못한 것과 이 때문에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친구는 생일날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포기하고 일을 했습니다. 그런 결정을 할 당시에는 그게 맞는다고 느끼겠지만, 버블이 터지면 결국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책에서 이런 주장에 대해 강조하진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의 가치관은 다르니깐요.”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일 이외의 가치를 우선시하면서 일에서 성공을 거두기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성공이란 건 상당히 주관적이고 불안한 개념입니다. 인생을 놓고 보았을 때 사회적인 성공이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에 대해 우리는 지나친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화목한 가정과 좋은 친구가 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담론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자신이 세운 컨설팅 회사 대표인 맥커운 씨는 네 명의 아이의 아버지다. 기자와의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걸음을 재촉하며 빠르게 걸어나갈 정도로 치열하게 살지만, 매일 아침 반드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인문학 서적이나 성경을 읽는다. “제게 가장 에센셜한 가치는 가족과 종교입니다. 이 두 가지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바쁘게 살 뿐, 바쁜 삶 자체가 제 우선순위는 아닙니다.”

2015-02-14T11:15:27+09:00Sat 14 Feb 2015 11:15 AM|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고

오늘 점심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가

직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아라”는 말이 나왔다.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2015-02-12T14:14:23+09:00Thu 12 Feb 2015 2: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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