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야 요구 집회에 대한 내 입장
페이스북에 사진만 올리다가 아래와 같이 글을 적었다.
다음대통령이 되었으면 하고 지지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불편하게 읽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튼 내 생각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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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던 사람들도 다들 최근 시국에 대해 입장을 밝히니까 나도 간단히 적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지난주 한국에 있었다 해도 하야/탄핵 요구 집회에 참석하지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보기엔, 지금 정권이 무너지게 한들 실익이 별로 없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번 스캔들은 대통령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바보이고 한심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해줬을 뿐이다.
1. 전두환시절부터 7번의 정권을 거치는 동안, 친인척 또는 지인 또는 똘마니들이 한자리씩 해먹거나 비선을 자처하며 부정부패와 이권에 관여하지않은 사례가 한번도 없다. 이번에 이런 일이 있다 해서 난 그래서 별로 놀랍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 정권을 차지하면 어떻게든 5년이라는 제한된 시간내에 해먹으려는 움직임은 항상 있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도 된다는게 아니고)
2. 물론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과거 정권 스캔들보다 더 깊숙하게 국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분명히 문제이고 법적으로 대통령이든 최순실이든 그 누구든 응당 처벌받아야할 문제라 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어차피 개판으로 돌아가는 국정…청와대 비서들과 장관이라고 더 잘했을까. 차라리 최순실이 현명하고 사명감 있고 똑똑한 인물이라서 뒤에서 잘 조종했으면 나았을지도?
3. 대통령을 하야시키자, 탄핵시키자…좋다. 그래서 그 다음은? 정의롭고 희망찬 미래가 가득한 깨끗한 정권이 들어서나? 아니, 새로이 정권이 들어서도 이러한 문제는 계속 될 것이다. 똘마니들 한자리씩 차지하고, 이권에 관여하고, 뇌물 받고, 비선이 생기고 세력다툼이 일어나고…똑같다. 난 그래서 이런 시위를 해서 지금 정권이 무너진다해도 다음 정권의 이러한 스캔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1-2년 앞당기는 효과만 있을 뿐(정권이 일찍 시작했으니), 그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다음 정권에서 또 해먹다가 걸릴테니까..아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더 교묘하게 해서 안걸릴 수도 있겠군)
4. 이런 일이 전두환 정권이래 37년째 계속 발생하는 원인중의 하나를 물렁한 처벌이라고 본다. 몇년 실형 살고 나오거나 추징금 조금 내도 여전히 아주 많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에서 알아서 화합을 한다면서 감형도 알아서 해준다. 이게 현실이다. 그래서 아예 부정부패를 엄두도 못하게 징벌적 벌금과 형벌을 추진할 때가 왔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많이 집중되어있으니 먹을거리 찾아서 똘마니들과 친인척들이 관여하는 것 같다. 엄두를 못내게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키든지 아니면 아예 보장된 임기를 주지말도록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내각책임제로 전환하 것도 방법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국정은 개판이니까 대통령에게 집중하든 내각책임제로 수시로 정권이 바뀌든 별 차이 없을거다.
국민의식도 문제다. 국민의 정치수준이 후지니까 정치가 후지고 정권이 후진거다. 다 우리가 만들어준거다.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였고, 여야할 것 없이 표를 구걸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겠다던 20대 국회 역시 6개월째 세비 받고 핑핑 놀고 앉아있다가 역대 최악의 국정감사 (한게 아무것도 없음)를 마쳐도 국민 누구 하나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나서는 탄핵 요구 집회에 정치인들이 기어나오니 화이팅해준다. 그러니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은 호갱님이다. 내가 이런 세태를 인터넷에서 비판하면 사람들은 나를 일베나 국정원 알바, 새누리 지지자, 수구꼴통으로 몰아세운다. 그게 우리나라 국민의 정치수준이다. 한심하다.
5. 난 가장 안타까운게, 이런 스캔들로 인해서 저성장, 고령화, 소득양극화, 성장동력 상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더 큰 어려움을 겪을 한국의 문제에 대응할 시간을 계속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전력을 다해서 대책을 마련해도 해결이 안될 것 같은데, 이런 소모적인 스캔들로 인해 나라가 점점 기우는 것을 바라만 보게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잠재적인 대통령 후보들 중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대안을 생각해본 사람은 없다 본다. 경제 민주화, 무상복지는 그 답이 아니다. 그게 더 우울하다. 그런 답 안나오는 선택지들만 꺼내놓고 나보고 투표하지않으려 한다해서, 생각이 없는 사람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