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천안함 기억 배지

이런 배지도 있다는 것을 신문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

너무 늦었지만 몇개 살 생각이다.
천안함 사고가 좌초였든 무슨 이유였건 상관없다.
(난 처음에 북한이 그랬을거라 믿지않았지만, 북한이 공동조사하자고 달려드는 태도를 보면 진짜 북한이었던 것 같다)

나라를 위해 군복무하던 장병들이 세상을 떴다는 사실 그자체로 기억와 추모의 이유는 충분하다.
내 동생이 그 배에 타고 있었다 생각해봐라.
특히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세월호와 비교하여 평가절하하는 것도 난 받아들이기 어렵다.


‘천안함 기억 배지’ 만든 여고생 2명, 수익금 772만원 해군 기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의 도발로 발생한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배지를 손수 만들어 판매한 여고생 2명이 수익금을 순직 해군 장병 유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해군은 13일 “‘천안함 기억 배지’를 제작·판매한 최민(18·서울 대동세무고 2학년)양과 이수윤(18·서울 덕원여고 2학년)양이 지난 11일 서울 해군회관을 찾아 수익금 772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기부금은 순직 해군 장병 유자녀를 위한 장학재단인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에 기탁된다.

최양과 이양은 우리 국민이 천안함 피격사건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Thanks for 772’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천안함 기억 배지를 만들었다. 772는 천안함의 선체 번호다.

해군 수병 이미지의 배지를 만든 이들은 지난 2∼3월 온·오프라인으로 약 700개를 판매했다. 구매자에게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관한 설명이 적힌 명함을 줘 북한의 도발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배지 하나를 팔 때마다 하나를 더 만들어 무료로 주는 ‘원 포 원'(One for One) 방식의 나눔 운동을 하기로 한 이들은 약 700개를 더 만들어 홍대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나눠줬다.

이들은 지난 3월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의 감사장을 받았고 2함대사령부 초청으로 제7주기 천안함 피격사건 추모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최양과 이양은 “천안함 피격사건을 국민 한 사람이라도 더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사건을 기억하는 분들의 작은 마음이 담긴 성금이 해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7-08-13T23:40:30+09:00Sun 13 Aug 2017 11:37 PM|

Core competency

냉정하게 보았을 때에
나의 핵심역량 (core competency)은 무엇인가, 혹은 무엇이었나에 대해서

며칠동안 생각해봐도 딱히 이거다 말하기 어렵더라.
왠만한 사람들도 다 가지고 있다 생각되어서 차별성이 부족하지않나 싶다.

핵심 역량이 중요하다 말하고 다니던 인간이
정작 자신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도 답을 못하다니 부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쑥쓰러움을 무릎쓰고 감히 꼽아보면,

– (공부를 한 후에) 산업, 사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 with strong and killer analysis
– X고집에 원칙주의자인 것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말랑말랑, 즉 유연하고 보다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음
– 가까운 미래(짧으면 6개월 길면 2년)에 유행, 인기, 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 서비스, 사업을 인지함

이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냉정하게 말해서
위에서 적은 것 처럼 워낙 출중한 사람들이 많아서 이게 정말 핵심역량이라고 불릴 수나 있을지부터가
의심스럽고 자신이 없다.

2017-08-14T22:38:43+09:00Sun 13 Aug 2017 11:06 PM|

최저임금 인상

내년에 커다란 혼란과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 같아 걱정이다.
자영업을 2번 해본 사람 입장에서 최저임금이 16%나 오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상황이 이런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가 예산 3조원을 직접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불공정 거래를 해소하면 소상공인 여력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
라고 답하더라. 동네 식당에 불공정 거래가 어디있다는거야? 그 답변을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 말인즉슨 내년에 자영업자들은 세가지 선택지 안에 놓인다는 뜻이다.
1) 근로시간 감축/알바 명수 축소, 2) 판매가 인상, 3) 영업 종료
그 어느 쪽도 정책당국에서 예상하거나 원했던 바가 아닐 것이다.

직장 다녀보지않고, 장사 해보지 않고, 사업 경영해보지 않고,
소득에 대해 세금도 안내보고 어려움 없이 정치만 하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정치꾼들이 위정자라고 있으니
나라가 이 모양이다.


文정부 ‘최저임금 인상’ 과속일까, 정속일까?

경제논리 vs 정치논리…임금격차 정말 줄어들까?

새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사회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저임금 절대 액수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 보다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심의를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주요국 최저임금 수준과 산입범위 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7530원)은 △미국(8145원) △일본(8200원) △캐나다(9606원) △영국(9904원) △아일랜드(1만1132원) △뉴질랜드(1만2473원) △프랑스(1만1746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총소득(GNI) 기준으로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을 보면, 우리나라가 주요 20여개 나라 가운데 상위권인 5위에 해당한다는 최저임금위원회의 분석도 있다. 경제·소득 규모를 고려할 때 뉴질랜드, 프랑스, 터키, 호주 정도만 우리나라보다 많은 최저임금을 책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소득수준을 고려한 상대 비교에는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나라별로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반영하는 임금 종류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하기 보다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 가장 합리적인 최저임금 산정 방식과 수준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임금은 이미 최저임금보다 높다보니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최저임금은 취약계층의 소득을 늘려서 분배를 개선한다는 의도지만, 각종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불평등 완화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국내 현실에 맞는 최저임금 산정방식 찾아야

근로자가 정기·일률적으로 받는 모든 종류의 급여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추세에 맞춰, 최저임금 역시 산입 대상에 상여금·성과급·숙식비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시급을 계산할 때 유급휴가일도 계속 근로시간으로 간주할지도 논쟁거리이다.

모든 업종과 산업에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한 가지 숫자’의 최저임금액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종에 따라 기업의 지급능력, 근로조건, 생산성 등의 차이가 큰 데, 일괄적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정할 경우 부진한 업종의 최저임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너무 커 불합리하다 것이다.

실제 최저임금위원회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산업별 최저임금 미만율의 최소-최대 격차는 40%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태다. 전기가스업은 1.3%에 불과하지만, 숙박음식업(35.5%)과 농림어업(46.2%)은 30~40%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당장 어려움이 예상되는 편의점, PC방, 택시업, 경비업, 이미용업, 일반음식점업, 슈퍼마켓, 주유소 등부터 구분해 최저임금을 따로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근로자가 정기적으로 받는 모든 급여는 최저임금에 산입하고, 숙식 제공 등 현물급여도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지역별·업종별로 근무 강도, 생계비 수준, 업체의 지급 능력 등이 천양지차인데 하나의 최저임금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시급 계산시 어떤 기준의 근로시간 사용해야 하나?

현행 최저임금 제도의 또 다른 논란거리 중 하나는 최저임금의 단위인 시급을 계산할 때 어떤 기준의 근로시간을 사용해야 하냐는 것이다.

개별 사업장과 업종 등에 따라 근로시간, 유급휴가 등 노동조건이 워낙 다양해 한 근로자가 한 시간 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려면 명확한 계산 기준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무부처와 법원마저 최저임금 기준 근로시간에 대한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만약 어떤 근로자가 사용자와 애초에 시급 기준으로 임금 계약을 맺었다면, 최저임금도 같은 시급 기준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게 수월하다.

가장 흔한 형태로 월 단위 임금을 받는다면, 이 임금을 시급 단위로 환산해야만 최저임금 위반 여부 판정이 가능하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는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은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월마다 소정근로시간 수가 다르면 1년간 1개월 평균)로 나눈 금액에 최저임금을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소정근로시간이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계약으로 정한 근로시간을 뜻하는데, 소정근로시간에 유급휴일까지 넣어야 하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유급휴일도 소정근로시간에 모두 포함해야 한다는 행정해석을 근거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해왔다. 일반적으로 근로자는 사용자와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월~금 각 8시간)을 일하기로 계약을 맺는데, 이 경우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1주일 근로시간을 채운 근로자는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받는다. 보통 기업들은 일요일을 유급휴일로 정해 주휴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실제 근로자가 한달에 일하는 시간은 약 174시간이지만, 주휴수당을 받은 일요일(유급휴일)에도 일한 것으로 간주할 경우 명목적인 근로시간은 월 209시간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유급휴일도 소정근로시간으로 보고, 일요일 하루 유급휴일을 주는 직장에서 월급을 받는 근로자의 시급을 계산할 때 월급을 209시간으로 나눠 산출하고 있다.

◆고액 연봉자가 최저임금 밑도는 사태 발생할 수도

이 산출법을 적용하면 단체협약에 따라 일요일 뿐 아니라 토요일까지 유급휴일로 정하고, 주휴수당을 주는 대기업까지 최저임금 위반 가능성이 커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들 기업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유급휴일인 토요일 8시간까지 더해 월 243시간으로 늘어나고, 상여·성과급 등을 제외한 월 기본급과 고정수당(최저임금 산입 대상)을 243시간으로 나누면 이들 업체의 시급도 7000원대 중반까지 떨어진다.

이 계산대로라면 앞으로 최저임금이 8000원, 9000원, 1만원으로 높아지면 국내 대표적 고액 근로자들조차 최저임금을 밑돌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2월 서울서부지법은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이 지급되는 유급휴일 시간은 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법정근로시간에 맞춰 주 40시간 근로 계약을 맺었다면, 최저임금 위반을 판단할 때 기준이 되는 소정근로시간은 유급휴일 등과 관계없이 딱 174시간만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시급 계산법이 모호하다 보니 정부도 법원 판결을 고려해 계산법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경영에 부담을 줘 물가상승, 수출감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새 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던 근로자의 임금도 인상된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근거로 노조가 예년보다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전반적인 임금상승 가능성이 높아, 인건비를 증가시켜 기업경영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인건비가 늘어나면 이익이 줄어들고, 기업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소비자판매가격에 반영할 경우 물가상승, 수출감소 등의 부작용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기업의 신규투자가 위축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고용창출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2017-08-13T00:57:14+09:00Sun 13 Aug 2017 12:57 AM|

If you want to be happy

“If you want to be happy,
set a goal that commands your thoughts, liberates your energy, and inspires your hopes.”

Andrew Carnegie

2017-08-12T22:24:57+09:00Sat 12 Aug 2017 10:24 PM|

미친 척하는 ‘미친놈 전략’을 쓰고 있을 뿐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핵무력을 완성하고 나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활동 동결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할 것”이라며 “그동안의 모든 제재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그 제안엔 절대 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정확한 지적이다.


김정은, ICBM으로 미국 흔들어 한국 포기하게 하려는 전략

[중앙일보] 입력 2017.08.12 01:00

탈북 망명 1년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보는 한반도 위기

약 1년 전만 해도 그는 북한의 모범적인 고참 외교관이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이 난 지난해 6월에는 브렉시트가 ‘공화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평양에 보내기도 했다. 실은 일생일대의 결단을 코앞에 둔 때였다. ‘한국에 망명한 최고위 북한 외교관’으로 지난해 8월 가족과 함께 서울에 온 태영호(55) 전 주영 북한 공사 얘기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특임전략자문위원으로 대북정책을 조언하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연구원 접견실에서 만났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핵무력을 완성하고 나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활동 동결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할 것”이라며 “그동안의 모든 제재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그 제안엔 절대 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질의 :이제 한국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을 것 같다.
응답 :“한국 사회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난 2월 김정남 암살 사건이 나면서 틀어졌다. 신변 보호가 한층 강화되면서 자유로운 활동이 힘들어졌다. 1년이 됐지만 아직 서울 시내 동서남북 구별도 잘 못한다.”
질의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실제로 신변에 위협을 느낀 적은 없나.
응답 :“없었다. 그 사건 이후 경호원 숫자도 늘고 경비도 대폭 강화됐다. 그분들이 나 때문에 정말 고생한다. 한국 국민의 혈세를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다.”
질의 :그래도 이곳저곳 다녀봤을 텐데 가장 인상적인 게 뭐였나.
응답 :“고속도로 주변 산들에 나무가 많은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휴게소 화장실이 엄청 깨끗한 점에도 감명을 받았다. 영국의 고속도로 화장실도 한국처럼 깨끗하진 않다.”
질의 :지난 1년 한국 사회를 경험해 보니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란 생각이 들던가.
응답 :“글쎄… 북한 사람들에 비해 한국 사람들이 너무 순한 것 같다.”
질의 :무슨 뜻인가.
응답 :“북한 말로 순하다고 하면 ‘말랑말랑하다’는 뜻이 강하다. ‘순진하다’는 뜻도 있다. 한국 사람들과 대화해 보면 종종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게 순해서 어떻게 북한을 상대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질의 :아무리 북한이 사실상의 왕조 체제라 해도 나이 서른도 안 된 젊은이가 몇 년 만에 그렇게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 김정은은 얼굴마담이고, 뒤에 숨은 어떤 사람들이 실권을 쥐고 있는 것 아닌가.
응답 :“칼로 두부모 자르듯 이거다 저거다 답변하기 힘든 문제다. 김정은 3대 세습 체제는 김일성 가문 출신인 김정은과 현 체제의 유지를 바라는 측근 세력이 합심해 끌고 가는 체제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최종 결정은 김정은이 내린다고 봐야 한다.”
질의 :김정은을 철부지, 막무가내, 미치광이 등으로 희화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각보다 스마트하고, 전략적이고, 리더십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깝다고 보나.
응답 :“김정은은 미친놈이 아니다. 미친 척하는 ‘미친놈 전략’을 쓰고 있을 뿐이다. 상당히 영리하다고 봐야 한다.”
질의 :한국에 와서 봤겠지만 한국 국민은 촛불시위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해 법정에 세웠다. 남과 북은 같은 민족이지만 북한 체제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하면 맞는 말일까.
응답 :“틀린 말이다. 지난 수십 년간 북한 내부에서도 한국으로 말하면 민주화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반당·반혁명 종파 사건이 많이 있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강력한 반발이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들키면 심지어 공개 처형까지 당하는데도 안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이지 않는 불복종이자 항거라고 할 수 있다. 일반 민중과 김정은 체제의 간극은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언젠가는 고무줄처럼 끊어질 날이 올 것이다. 10년 내 올 걸로 본다.”
질의 :1조 달러가 아니라 10조 달러를 줘도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귀하의 견해다. 제재나 협상을 통한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뜻인가.
응답 :“김정은은 올해 말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모든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실제 그렇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그 방향으로 올인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질의 :핵미사일 실전배치까지는 이대로 간다는 뜻인가.
응답 :“그렇다. 북한 당국이 군 지휘관이나 엘리트 층에 계속 강조하는 게 뭔가 하면 남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자주의식이 강하지만 한국은 사대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무슨 일이 생기면 스스로 돌파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미국에 의지해 문제를 풀려고 한다는 게 남한을 보는 북한의 시각이다. 북한은 ICBM을 완성한 뒤 ‘공포전략’으로 미국을 계속 흔들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시카고… 다 날려 버릴 수 있다고 계속 위협하다 보면 우리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 방어를 위해 북한과 싸울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내부에서 제기되는 순간이 올 걸로 보고 있다. 6·25 전쟁 때처럼 휴전선이 아니라 대한해협에 제2의 애치슨 라인을 긋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데다 미국이라는 버팀목까지 사라지면 한국 사회는 공포심리에 사로잡혀 금방 무너질 것으로 북한은 기대하고 있다. 제2의 베트남 사태를 노리는 것이다.
질의 :미국이 바보가 아닌 이상 김정은이 진짜로 미국에 핵무기를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할까.
응답 :김정은은 미국에 미친놈처럼 보이기를 원한다. 저러다 저놈이 진짜로 쏠 수도 있겠다 싶으면 저런 놈하고는 아예 상대를 안 하는 게 낫겠다며 뒤로 빠질 수 있다고 보는 거다.
질의 :그렇다면 귀하가 생각하는 해법은 뭔가.
응답 :“김정은 정권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김정은 체제와 핵미사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질의 :그게 가능할까.
응답 :100% 가능하다.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한국과 미국은 북한 당국을 상대로 협상도 하고 제재도 했지만 다 실패했다. 해결의 주체를 북한 당국으로 보면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열쇠는 북한 민중에 있다. 북한 민중을 각성시켜 그들 스스로 현 체제에 반대해 들고 일어나게 만들어야 한다.”
질의 :북한에 삐라를 날리고, 대북방송을 하는 등 이미 그런 노력을 해 오지 않았나.
응답 :“비정부기구(NGO) 손에 맡겨 쇼나 하는 정도로는 안 된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선 북한 사람들을 겨냥한 맞춤형 문화 콘텐트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지금 북한 사람들이 보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한국 사람용이지 북한 주민용이 아니다. 나도 많이 봤지만 보고 남는 것은 ‘잘사는 한국이 부럽다’는 정도지 북한 사회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각성을 촉발하는 계몽적 역할은 거의 못 하고 있다. 우리도 한국처럼 민주화되고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콘텐트를 많이 만들어 북한에 확산시켜야 한다.”
2017-08-12T15:17:57+09:00Sat 12 Aug 2017 3:17 PM|

퇴사 2주년


<위 회사를 떠나던 날, 회사 동료분이 찍어준 단 한장의 사진>

이때 즈음이다 싶어 문득 달력을 찾아보니
어제(8/10)가 퇴사한지 딱 2년이 되는 날이었다.
나름의 기념일이다.

시간은 정말 총알처럼 지나간다.

그동안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고
고민도 하고, 좌절도 하고, 희망도 품어보고
분노도 하고, 후회도 하고 (회사를 그만둔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내 인생을 돌아보니 다시 깨닫는 몇가지 치명적인 실수와 잘못에 대한 반성)
가보고 싶은 곳도 가보고, 해보고 싶었던 것도 해보고
잊고 싶은 일도 있었고, 다시 기억하고 싶은 일도 있었고

사람들의 눈에는 쟤 백수로 뭐하나 싶었겠지만
나름대로 때로는 한가하게 때로는 바쁘게 살았다.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잊지말아야할 것은 희미해진 가운데서도 또렷이 남아있다.
때로는 꿈에서 악몽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나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그런 기억들

사진 속의 나는 웃고 있었다.
기뻐서 웃는 것이 아니라, 모든걸 다 내려놓은 후의 편안한 웃음.

2017-08-12T01:07:09+09:00Fri 11 Aug 2017 5:51 PM|

쇼미더머니6

음원차트에서 거의 일주일째
쇼미더머니6의 음원이 상위에 올라있어서 한번 들어보았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가.

요즘 애들은 국어교육이 부족한 것인지
힙합, 랩한다고 나대는 애들만의 특징인 것인지.

언어의 마술사가 아니라
그냥 쓰레기를 읊조린 것에 아무것도 아닌.
시나 에세이나 가사나 랩이나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일텐데

그들의 생각은 이게 다인가?

한심했다.
뭔가 잘못 됐다.


편한 옷에 발엔 flip flop
둥근 식탁 위에 식사
이 판을 먹어치워 가볍게
그 다음엔 사이좋게 나눠내
N분의 1로
부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부모님 기대는
교복을 갈아 입고
야자시간이나 축내는 꿈 깨는
몇십만분의 일로
음악 하러 갈게 엄마
대학 때려치워버렸던 미래는
수입에 분배는 무슨
회사 돈이나 축내는
그룹의 그저 삼분의 일로
ay 그걸로 값을 매겼다면
우찬아 미안 빙시새끼들이 과연
나의 잠재력에 토 달아댄다면 과연
가만히 보다는 갚아줘야 되기 마련
그래 자연스럽게 걔네 밥그릇들을 뺐지
구색 맞추기의 반찬들은 됐으니
전부 가져가면 되고 물은 따라놔야 해
너네 다 말아먹을 테니까
라이노 면도 준비됐음 쟤네꺼 다 먹어
너네 배고픈거 알아 beat 잡아 먹어
넉살이형은 마무리 설거지로 다 털어놔
shot out to los 우리 재밌는거 벌여봐
여긴 경쟁이 아니야 나눠 먹는거지
우리끼리끼리끼리
준비됐으면 우찬아 보여줘 인마
Let’s get it get it get it

편한 옷에 발엔 flip flop
둥근 식탁 위에 식사
이 판을 먹어치워 가볍게
그 다음엔 사이좋게 나눠내
마음 같아선 내가 다 쏘고 싶지만
오늘은 전부 N분의 1빵
적절히 교차하는 여러 색깔들을 통해
너희 전부다 느껴 우린 개쩌는 집단
사이다는 내가 시켜 좀더 낼게
시원하게 마시고 쩌렁거리게 랩해
속 시원해지는 내 랩은 널 웃게 해
난 변하지 않으니 언제든 검색해
우찬이 매니져 불러둬 미리
아마 오늘은 벌어질 거야 웃기는 일이
시끄러운 너희들이 숨죽이는 일이
진하게 풍기는 향기 필요 없는 기믹
내가 뭘 말하든지
너흰 느껴 내가 얼마나 큰지
너흰 절망하든지
또 멸망하든지
신경 안 써 갈 길을 가
선망하든 원망하든지
이건 우리끼리 써낸 4WD 각자 멋을 맘껏 내
내 자리를 잡고 나를 완성해
많은 래퍼는 내게 의문 던졌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해
설명해 달라하면 이 방법이 제일 멋지지
즐기는 내 모습을 보고 반성해
완성된 나의 Shiiitttttttttttt
라이노는 코뿔소
들이 받아 버려 다 겁을 줘
우리 승리의 컵을 줘
사이 좋게 먹자 우린 커플룩
사이즈는 더블로
우릴 비웃던 친구들 다 불러
여기 다듀형들 싸인 받아 줄께
이젠 잘봐 누가 사랑 받는지 주께
떠나고 싶어 피렌체로
일곱 조각짜리 피자로
치즈 늘어나게 나누다가
우찬이 한입 더
내일의 만찬은 지구 반대편
뱅기는 질리니까 크루즈 배편
돌아 보니 전설을 쓴 것 같아
그리스 로마 신화 속편
속 썩이던 아들내미에서
이젠 새 집에 달린 샹들리에를
샾에도 좀 들렸다가
가까운 곳에 예약했어
상어지느러미를
삶은 징그럽게 뺏었다가
도리어 나눌 상대를 주네
나의 목소리를 숨에 담아
나눠줄께 전세계를 순회
편한 옷에 발엔 flip flop
둥근 식탁 위에 식사
이 판을 먹어치워 가볍게
그 다음엔 사이좋게 나눠내
N분의 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형아들 맞아 난 성장기라 배가 너무 고파
죽이는 냄새 맡고 왔어 어딘진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끼리 이미 준비된 만찬 같으니
식기 전에 빨리 먹자 N분에 1빵을 추구해
더 이상 나눌 건 없지 기약분수 a
행거칩은 안 해 식사예절 충분해
부럽고 분하면 빈둥대지 말고 찾아 너네 자리
여긴 꽉 차버렸어 so full
1차에선 눈들이 커지고
2차에선 입을 벌리고 소리를 질렀지
3차에선 제대로 즐겼고
책을 덮고 나온 어린애의 반란이었지
원래 난 쇼미 목걸이가 1드림이였어
꿈을 찾다 보니 여까지 왔네
그걸 거품이라 말한 놈들
야 원샷해
편한 옷에 발엔 flip flop
둥근 식탁 위에 식사
이 판을 먹어치워 가볍게
오늘은 우리 둘이 나눠내
N분의 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뿜빠이뿜빠이뿜빠이뿜빠이빠이빠이 N분의1로

2017-08-11T15:17:22+09:00Fri 11 Aug 2017 3:15 PM|

언니네 이발관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록 그룹의 보컬인 이석원씨가
은퇴를 선언했다고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한 곡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96년 데뷔한 이래 21년이 흘렀네.

이제서야 대표곡을 들어보았다.
분명 재능이 훌륭한 사람인데
그 재능을 쓰는 삶은 살고 싶지 않았었나보다.

그 심정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2017년 8월 7일

소식이 늦었습니다.
어려운 말씀을 드려야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서야 예전에 써 둔 편지를 올립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미안해요.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그만 두길 바래왔어요.
하지만 어딘가에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마음을 털어놓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한번만
이번 한장만 하다가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네요.
그간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도 있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서 인사드리고 떠나면 좋겠지만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항상 벗어나고 싶어했기에
음악을 할때면
늘 나 자신과 팬들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더이상은 그런 기분으로 무대에 서고 싶지 않음을..
이렇게밖에 맺음을 할 수 없는
제 사정을..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는 음악을 그만 두고
더이상 뮤지션으로 살아가지 않으려 합니다.

23년동안 음악을 했던 기억이
모두 다
즐겁고 행복했었다고는 말하지 못해도
여러분에 대한 고마운 기억만은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훗날 언젠가
세월이 정말 오래 흘러서
내가 더이상 이 일이 고통으로 여겨지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또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 기분으로
임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 다시 찾아 뵐게요.

감사합니다.

23년동안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것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 주신것
모두 감사합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2017년 8월 6일 저녁 이석원 올림

2017-08-10T23:40:05+09:00Thu 10 Aug 2017 11:39 PM|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서울대 생명공학부 이현숙 교수의 글
출처: https://www.facebook.com/hyunlee0807/posts/10203606283233098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 이 글이 참 공감이 많이 갔다.

-박 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직접 추천했나.
▷답변 안 하겠다.

공이 있으면 과도 있으니 봐달라는 그 논리, 그것이 바로 다시는 있어서는 안되는 폐단, 즉 적폐 아니던가?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런 논리면 차라리 찌지리 박기영이 아니라 오리지널(?) 황우석을 그 자리에 올려라.
그리고 경제부총리는 전두환으로 바꾸자.
전두환이 쿠테타 하면서 사람 좀 죽이고 기업들 삥좀 뜯었던 과는 있지만,
경제도 발전시키면서 물가도 기가 막히게 안정시킨 공이 있거든.


박기영 박사님,

참여 정부가 언제부터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는지 아십니까? 바로 황우석 사태 이후입니다. 황우석은 DJ 정부부터 키워왔죠. 그러나 불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전폭적으로 지원하다 희대의 사기극을 만들어 낸 것은 황우석 개인만이 아니라 당시 한국 사회 문화, 그리고 정부의 전폭적 지원입니다. 그리고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는 떨어졌습니다. 참여 정부를 지지할만한 인사들이 속속 지지를 철회했습니다. 박사님은 한번도 그 책임을 지신 일이 없습니다. 심지어, 참여 정부 이사들이 이후 정부에서 곤혹을 치를때도 박사님은 아무 일도 겪지 않으셨습니다. 열심히 과실련 등의 단체 일을 하셨죠.

기억합니다. 국보급 과학자라고 황우석에게 경호 차량 까지 두 대를 상시 제공했었죠. 새벽부터 밤까지 다니는 길 편하게 다니라고. 우리 과학자들은 생색내지 않고 원래 그렇게 일합니다. 그나저나 실로 통 큰 지원이었습니다. 연구비 지원과는 또다른 차원입니다. 이 모든 의사 결정은 박기영 교수께서 하셨습니다. 분명히, 조심해야 한다는 경계의 조언을 들으셨는데도 말입니다. 그런 조언을 들은 일이 없다고요? 기억에서 지워버렸을 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 자리는 모든 정보가 다 모이는 자리 아닙니까? 분명히 다른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저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황박사에게서 속았다거나, 어리석은 판단으로 2005년 사이언스지에 이름을 올렸다라는 말들이 절대로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잘못은 언제든지 용서할 수 있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중대한 의사 결정에서 결정적 오판을 지속적으로 했다면, 또 점점 더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면, 그건 사과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입 다물고, 나서지 않고, 대한민국 과학계를 위해 조용히 지내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속죄이고 사과라고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은 이만하면 됐다고 넘어가자고 하셨습니다. 황우석 사태 이후 진실 공방에서 상처 받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하신 말씀이겠죠. 이도 적절치는 않으나 아마도 박기영 박사님을 포함한 사람들이 다치는 걸 원치 않으셔서 하신 말씀일 겁니다. 그 분은 지금 우리가 아무리 뵙고 싶어도 뵐 수 없는 곳에 계십니다. 돌아가신 노 대통령께 미안하지도 않으신지요? 노 대통령이 계셨다면, 그만 하라고 하셨을 겁니다. 그러니,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박기영 박사님께서 맡으신 혁신본부장 자리는 과학 기술인들과 함께 일하는 자리입니다. 지금 과학 기술계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당신의 동료들이 당신이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일할 기회를 달라고요? 국무회의에 들어가는 특급 차관 자리입니다. 상식을 열망하는 시민의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이 정부의 성공을 빈다면, 제발 뒤에서 조용히 계셔주세요.

비통한 심정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지금까지 30년을 과학도로 살았습니다.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공부를 하는 게 얼마나 큰 특권인지 아느냐고 후배들에게, 학생들에게, 딸에게 떵떵거렸습니다. 사람들은 교수는 방학도 있고 아무 때나 해외 학회 간다고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우리 과학자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지 난감해 합니다. 방학이고 학기 중이고 매일 출근하여 연구실에서 일하고, 강의 준비하고, 학생 지도 상담하고, 학교 일, 국가가 부르시는 온갖 정책 연구 다 하고, 그리고 아이 키우고, 그렇게 휴가도 없이 살았습니다. 방학 때 학교 나오지 않는 교수들을 보며 부러워한 적도 없고 그저 소처럼 일했네요. 오로지 과학자라는 자부심으로 살았습니다. 슬쩍,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 일부의 비이공계 교수들을 보며 학자로서의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기대한 문재인 정부의 과학계 인선을 보고는 뒷통수를 얻어맞은 심정이었습니다. 과학이 무엇인지 모르시는 듯 친 창조과학자적 발언을 하신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의 청문회 이야기를 듣고는 헐~ 하고기가 떡 막혔고. 그나마 유일하게 기대했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참여 정부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인사를 앉히셨다니! 멍하니 책상 앞에 앉아있다가 그냥 있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한국일보에 기고를 하고 친구 수락만 하던 페북을 처음 제대로 연 건 박기영 본부장 임명 때문이었네요. 과학자인 제가 정치인들에게는 기껏 우직한 마름 정도였다는 걸 이제사 눈치 채게 되었구요.

정부에서 불러서 일하라고 하면 일하고, 대학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포함 문과 교수님들이 일하라고 하면 주말에도 일하고, 그 와중에 또 밤새워 논문 쓰고 살았는데. 그게 그냥 정치인들에게는 말 잘듣고 성실한 머슴이었네요. 박기영 박사님, 우리가 연구비를 잘 나눠주기만 하면 되는 심부름꾼으로 보이는지요? 그리고, 그런 과학자로 사는게 싫어서 나눠주고 부리는 혁신본부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일할 기회를 달라시니.. 연구실도 있고 강의도 하실 수 있지 않나요? 저는 연구실에서 항상 일하는데요. 지금은 제 일을 뒤로 밀쳐두고 박기영 박사님이 벌이신 이 코메디를 어떻게든 정극으로 만들려고 애를 쓰느라 제 일을 못하고 있는 지경입니다만. 먹거리는 과학자들이 만들어내고, 그걸 즐기는 건 노동하지 않고 권력을 즐기는 정치인과 행정가라고 생각하시는 한 당신은 미래의 4차 산업 혁명을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대통령님,

과학 기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시기는 힘드나 대통령님을 자문하실 분들은 많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리 바쁘셔도 현재 과학 기술인들이 느끼는 허망함과 자괴감을 돌아봐주셔야 합니다. 박기영 박사님 말고도 혁신본부장을 잘 하실 분들은 차고 넘칩니다. 청문회도 하지 않는 자리인데요 (:).

그런데 굳이, 이름으로 먹고 사는 과학기술인들의 자존심을 꺾어가면서 이만한 인사가 없으니 그냥 넘어가자고 하신다면, 대통령님은 우리 과학 기술계를 버리시는 겁니다. 대통령님과 우리가 꿈꾼 미래가 다른 미래였던 것입니까? 과학과 공학을 전공하여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우리 청소년들과 대학생 청년들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주실 겁니까? 4차 산업 혁명은 어떻게 이끄시려구요? 물론, 혁신본부 출범을 무조건 환영하고 박기영 박사의 임명을 박수칠 인사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신기하게도 말입니다). 단언컨대 지금 박기영 신임 혁신본부장 앞에서 박수치시는 분들, 대통령이 어려울 때 지지하지 않으실 분들입니다.

저는 촛불 시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박기영 교수의 혁신본부장 임명 철회를 외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영원히 제 마음의 대통령입니다. 오늘 제가 이런 감성적인 글까지 쓰게 된데는 제가 노 대통령께 마음의 빚이 있기 때문입니다. 박기영 교수가 더 이상 돌어가신 노무현 대통령께 해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미 박기영 교수 때문에 황우석 사태를 다시 이야기하게 되면서 참여 정부의 실책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사건은 간단히 연구 부정 사건이라고만 말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 1000명이 넘는 청년 과학 기술인들이 참여한 성명서를 읽어보십시오. 그리고 서울대 교수들의 성명서와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주십시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박기영 혁신본부장의 인사를 철회하여 주십시오.

2017-08-10T23:25:55+09:00Thu 10 Aug 2017 11:06 PM|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