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질문
아내가 지난주말과 이번주말
연속해서
회사의 올해 목표는 무엇이냐 물어보았는데
난 대답을 못했다.
물론 이유는 있다.
그런 큰 그림을 그리지도 못할 정도로
세부적인 일에 매달려있었다는 것이긴 하지만
결국 내 책임이다.
내가 할 일을 못한 것이다.
아내가 지난주말과 이번주말
연속해서
회사의 올해 목표는 무엇이냐 물어보았는데
난 대답을 못했다.
물론 이유는 있다.
그런 큰 그림을 그리지도 못할 정도로
세부적인 일에 매달려있었다는 것이긴 하지만
결국 내 책임이다.
내가 할 일을 못한 것이다.
일하면서 큰 실수는 거의 하지 않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계속해서 실수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도 입찰을 냈는데 엉뚱한 파일을 제출한 것을 발견했다. 당연히 탈락이다.
신경쓸 일이 많고 하나하나 집중을 하는데에 한계가 온 것인지
내가 어쩌다 이런 지경에 왔는지 슬프기도 하고
마음을 다시 다잡아보기도 한다.
2008년 금융위기가 온 후에
10년 주기설이 한동안 돌았으나
한동안 잠잠했었는데,
얘기치못하게 전염병이 그 불황의 방아쇠를 당긴 것 아닌가 싶다.
넘치는 유동자금만 제외하면
여건은 모두 마련되었다.
투자를 기다리던 사람에게는 한번의 큰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저녁 8시반에 저녁을 먹어볼까 나가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몇 되지도 않던 식당들이 10일여간 모두 휴업에 돌입했고
회사에서 이용하는 뷔페식당은 오후 1시에 갔는데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녁에도 붐비던 2곳의 스타벅스 중 한 곳은 단 한 테이블만 차있었다.
부산에 온지 2년정도 되었고
센텀시티에 온지 1년이 되어가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
식당을 해본 경험으로는 당시 메르스 때 대략 30%정도 매출이 빠졌다.
지금 보면 80%정도 빠졌을 것 같다.
자영업자들이 겪을 고통이 어떨지 상상도 안된다.
블랙핑크의 제니가 혼자 나오는 갤럭시 S20 광고인데
깔끔하고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델과 제품을 모두 부각시키는 아주 좋은 광고
집에 여러개의 캐리어가 있는데,
천 소재의 캐리어는 가볍고
뚜껑을 여는 식으로 수납이 편한 방면에
보관이 다소 불안하고 (깨질 염려)
하드캐리어는 내용물의 보관은 다소 안전한 방면에
다소 무겁고 열고 닫는 과정이 귀찮은데
우연히 하드캐리어임에도 불구하고
뚜껑을 여닫는 방식(탑로딩)이어서
50%세일할 때 사봤다.
로젤 LOJEL이라는 홍콩? 대만? 브랜드인데
배달온 것을 보니 무광에 품질이 좋다.
오늘 역시 지인과 점심 먹다가
지인과 같이 일하는 사람이
나이 40대후반에 고향으로 갑자기 내려갔다는 말을 들었다.
알고보니 정치에 뜻이 있어서란다.
이번 총선이든 다음 지자체선거든 차기 총선이든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회를 보겠다는 것인데…
내가 물어보았다.
“그럼 당은 어디로?”
그 다음 답이 내 예상을 벗어났다.
“당은 딱히 안정했대,
일단 (정치권에) 발을 디디는게 목표이고
(정치관은) 그 다음에 생각해볼 문제”
난 당연히 정치관과 그에 부합하는 정당 선택이 우선이라 생각했는데
당선 가능성이 높은 당이 우선이라는 말에
나의 막연한 상식과 달라서 다소 충격을 받았다.
오늘 지인과 점심을 먹고 나오다가
지인이 말하길
어느 PE에 있는 사람이 나에 대해 평판 조회(왜 했지?)를 한 결과
“특이한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특이한 사람”이라는 표현에서 긍정적인 어감은 안느껴졌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를 페이스북 친구로 되어있다.
업계에서는 벌써 잊혀진 사람인 내가
나에 대해 이렇대더라 평가를 내리는 사람 자체가
있다는 것이 좀 신기하긴 했다.
서울역이나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이어폰을 끼고 이 노래를 듣는다.
원래 이 곡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쩌다보니 서울 도착 주제곡(?)이 되어버렸다.
이 때가 한주에서 가장 기분이 좋다.
Going home, my real home.
내 나이 즈음이 되면
사람들은 직장인인 경우 중간 관리자의 상단(임원 바로 직전 또는 임원 초입)에 이르고
능력도 있고 운도 따른 사람은 다니던 회사의 가장 높은 위치(파트너) 부근까지 오르고
사업을 일찍 시작한 사람은 일정 궤도에 오른 것을 보아왔다.
그런데 내 나이에 이렇게 아직도 바닥에서 박박 기면서
혼자 끙끙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하긴, 난 지지리도 운이 없었다.
예전 회사에서도 소위 군번줄이 꼬여서
나이 먹고 막내로서 고생만 하다가 나왔고
지금 회사에서도
명색이 사장이지, 하는 일은 중소기업 과장은 고사하고
대리, 주임급도 안된다.
회사를 설립한 후
지난 2년여간 있었던 일은
거짓말 좀 보태서 일주일
거짓말 안보태면 full day 2일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리스트가 길었다.
난 이런 것을 “압축적으로 경험했다”고 설명한다.
나만큼 지난 2년을 압축적으로 산전수전 겪은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지금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언젠간 이러한 경험이 나에게 훌륭한 자양분으로 남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