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후배와의 멘토링에서
동아리 후배들이 1년에 2번 정도 멘토링이라고 해서 선배들과의 만남을 가진다.
나는 동아리에 진 빚을 갚는다는 명분 하에
거의 20년 가까이 멘토링에 임해온 것 같다.
그런데 해가 가면 갈 수록
이제 그만 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1. 후배들이 감사했다는 문자 하나 없다.
한해에 10명 넘는 선배들과 만남을 가지니 그 하나 하나의 만남이 별로 가치가 없었나 보다.
감사한 마음이 없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2. 말실수
어제 후배 중 한 명이 나보고
“썰을 잘 푸셔서 재미있다”는 표현을 했다.
썰이라는 것은 친구끼리 캐주얼하게 재미있게 얘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 후배들의 친구도 아니고 25년 이상 나이가 많은, 말하자면 젊은 아버지 뻘이다.
그리고 난 캐주얼하게 재미있게 말한 것이 아니라, 20년간의 내 경험과 배움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떤 각도로 보아도 그건 “썰을 푼 것”은 절대 될 수 없다.
내 얘기는 어디가서도 들을 수 없다. 내가 직접 겪고 배우고 느낀 것들이기 때문이다.
나에겐 조언을 구할 선배도 없어서 나 혼자 고민하고 선택해야 했다.
“요즘 애들은 왜 이래”이라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고, 단순히 “실수”라 생각하고 넘기고 싶었지만
난 기분이 나빴다.
이제 그만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