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ie Munger USC Law Commencement Speech (May 2007)

찰리멍거의 2007년 USC Law School 졸업 연설

1. 소득보다 초과 지출하지 마라
개인 재무관리를 위한 멍거의 조언은 ‘소득보다 초과 지출하지 마라’다. 현대 사회는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생활이 나날이 편리해지지만,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도 계속 상승한다. 소득도 늘지만, 지출 역시 끊임없이 증가하는데, 특히 지출은 한번 증가하면 줄이기 어려운 비가역적 성격이 소득보다 강하다.

멍거는 모짜르트의 예를 들면서 가장 위대한 작곡가인 모짜르트 같은 천재도 과소비했기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2. 체크 리스트를 사용하라
멍거는 체크리스트의 열렬한 추종자다. 멍거의 강연과 대화가 수록된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에서도 조종사는 체크 리스트를 모두 점검하고 나서야 이륙한다며 체크 리스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멍거는 심리학 주요 모형을 참고해서 자주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정리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체크 리스트로 사용하라고 추천했다.

멍거는 주식 투자를 할 때도 독립적 사고, 지적 겸손, 분석적 엄격함, 인내, 집중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체크 리스트 사용을 권했다. 멍거는 주식을 분석할 때 복잡한 알고리즘 대신 간단한 체크 리스트와 수학적 계산을 통해 기업가치를 측정한다고 말한 바 있다.

3. 상대방의 주장을 상대방보다 잘 설명하기 전에는 반박하지 마라
멍거는 자신의 의견에 반대되는 주장을 설명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특정 주제에 대한 의견을 보류하라고 말했다. 자신의 의견뿐 아니라 반대 의견까지 정확히 이해하고 나서야 해당 주제에 대한 자신의 최종 의견을 내리라는 말이다.

주식 투자에 적용한다면 투자자가 매수하려는 주식에 대한 매도 의견의 이유도 이해하라는 의미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더 나은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멍거는 의견의 양면을 이해하는 과정을 ‘객관성 유지 절차’라고 불렀다. 또 멍거는 자신의 의견에 부합하는 사실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을 인용했다. 찰스 다윈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무시하려고 하는 반대 증거에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였다.

4. 깊이 있는 지식을 획득하라
멍거는 자신을 ‘쉬지 않은 학습기계’로 부르면서 끊임없는 학습이 삶과 투자 성공을 위한 열쇠라고 말했다. 만약 여러분이 매수하는 주식을 다른 사람은 팔고 있다면 목표는 상대방보다 더 많이 알거나 최소한 고유한 통찰력을 가지는 것이다.

멍거는 깊은 통찰력을 가지기 위해서 지금도 매주 여러 권의 책을 탐독한다. 또한 다양한 학문 분야의 주요 사상을 배우고 이들을 활용해서 인간과 투자를 분석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적용하고 있다. 요즘처럼 표면적인 지식에 머무는 사람이 많을 때는 더 필요한 행동이다. 오죽하면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말이 하나의 대명사가 됐을까.

멍거의 단골 레퍼토리 중 하나인 양자역학의 창시자 막스 플랑크 이야기도 언급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막스 플랑크가 독일 전역을 돌며 양자역할을 강연하던 때의 에피소드다. 하루는 강연 내용을 모두 암기한 운전사가 뮌헨에서는 자신이 강연을 하면 안 되겠냐고 플랑크에게 물었다.

플랑크는 운전사가 어떻게 강연을 할지 궁금해서 승낙했는데, 운전사가 강연을 마친 후에 청중 속에 있던 한 과학자가 아주 난해한 질문을 던졌다. 연단에 서있던 운전사는 여유롭게 질문이 너무 간단하다며 “운전사(막스 플랑크)에게 답하도록 하겠다”고 플랑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멍거는 세상에는 두 가지의 지식이 있다고 말하는데, 하나는 자신이 말하는 바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가진 ‘플랑크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지껄일 정도로만 배워서 말할 수 있는 ‘운전사 지식’이다. 멍거는 많은 정치인들이 ‘운전사 지식’만 가지고 있다면서 투자의 목표는 한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며, 또한 ‘플랑크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손에는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5.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교제를 피하라
멍거는 생각이나 성격이 훌륭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교제는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우리가 특별히 존경하거나 비슷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 일하지 말라고 부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존경하는 사람을 찾아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좋은 사례다. 버핏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자민 그레이엄의 수업을 듣고 가치투자에 빠졌으며 몇 번이나 그레이엄을 위해 무급으로 일하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버핏은 벤자민 그레이엄의 사무실에서 1954년부터 1965년까지 약 2년 동안 일하면서 배웠다.

6. 관심 있는 일을 하라
멍거는 관심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관심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멍거는 근면을 강조하면서 일을 제대로 하기 전까지는 “꼼짝 말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어야 한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버핏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매일 아침 탭댄스를 추면서 회사에 출근한다”는 버핏의 말은 유명하다. 퇴근할 때 탭댄스를 추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그는 정반대다.

7. 실패를 다루는 법을 배워라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패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멍거가 투자한 주식도 모두 상승한 건 아니다. 멍거는 가능한 한 일찍 투자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만약 펀더멘털이 변했다면 주식을 파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멍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낄 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가난한 절름발이 노예였던 에픽테토스는 “모든 불운은 유용한 교훈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믿었다. 결국 에픽테토스는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아우렐리우스에게도 영향을 미친 철학자가 됐다.

멍거 역시 역경에 처했을 때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오히려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