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산문집
책을 사놓고 진짜 잘 안읽는데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달랐다. 내용이 궁금해서이기도 했다.
저자 사인이 있는 초판본을 사서 틈날 때 마다 읽었다.
쉽게 쓰여 있어 읽는데에 어렵지 않았다.
100%는 아니겠지만 박용만 회장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인생의 선배이자 대기업의 회장을 지낸 기업인으로서
그가 배우고 느끼고 깨우치고 얻은 통찰력(인사이트)가 조금씩 책에 베여있어서
밑줄 치기가 아까워서 태그를 붙여서 기록해두었다.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책 메모를 할 생각이다)
– 과거나 미래도 중요하지만 현재에 비중을 더 두어라. 오늘 내 앞에 있는 일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오늘에 충실하면 과거도 덜 후회스럽고 미래도 불안하지 않다. 기회가 더 보이고 더 멀리 보이는 것은 이런 성실하고 충실한 오늘의 연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길에서 어느 날 감자기 꿈이 현실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면, 잃을 것이 없고 바꿀 것이 없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적응한다. 오랜 경험이 있고 하던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그들을 치우고 새 사람으로 바꾸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옳을 것 같지만 사실은 어리석은 방법이 되기 십상임을 배웠다. 내 입에 달지만 경험이 없는 변화 추구자는 도움이 되질 못하는 법이었다. 느리고 변화에 순응하지 않아서 답답하지만, 경험이 많고 유능한 사람은 어떻게 하든 새 방식을 받아들이면 훨씬 영향력이 컸다.
– 구조조정, 위기 극복, 변화와 혁신. 모두 각각 다를 것 같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점이다.
– 위가가 끝날 때까지 다부지게 조직을 이끌어가자면 수없이 많은 원망과 비난에 마주쳐야 한다.
– 설명 안 하는 침묵의 리더십은 이제는 좀 지양해야 하며, Why의 값어치에 대해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할 때가 되었다. 리더는 일에 대해 혹은 지시에 의해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직원은 그것을 이해할 때까지 스스럼없이 반문할 수 있어야 한다. 수평적이고 권위적이지 않은 조직은 호칭파괴나 잦은 호프데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필요한 소통도 불편한 것들의 소통도 모두 막힘없이 흐를 수 있어야 가능해진다.
–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주장하는 것에 땃을 맞추면 그것이 곧 믿을 만한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사실 내가 진짜 믿어야 하는 사람의 정의는 간단하다. ‘자신의 한 실수를 인정하고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 원칙을 택하되 기분 나쁘지 않게 잘 처신해야 하는 것. 친분을 중요시하는 분들은 이렇게 잘 처신하면 나와의 친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내 얘기를 들어주고 포기하긴 한다. 그런데도 결국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일정 시간 후 뒷담화로 내 귀에 돌아온다.
–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은 모든 후회의 근원. (중략) 분노를 드러내는 리더는 불안하다. 아무리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리더의 분노는 숨겨져야 한다.
– 신문에도 가끔 “OO가 격노했다”고 보도를 한다.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 분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분노를 통하여 분노의 대상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 상대를 꿰뚫어 알지 못하면 그 협상은 이미 망가진 협상이다. 가격이 이슈인지 조건이 이슈인지? 가격이라면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저들이 꼭 확보해야 하는 조건이 무엇일지? 상대를 뚫어보는 능력은 반드시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능력은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운도 아니다. 철저히 준비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한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 어떤 협상이든 내게만 유리한 협상은 없다. 내가 불리하면 상대는 유리하고 상대가 불리하면 그만큼 내가 유리해진다. 상대가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그것이 왜 사리에 맞지 않는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설득이 받아들여지지려면 상대가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분석하고 연구해서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밀어붙인다고 상대가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설득이 되어야만 양보도 받아낼 수 있다. 그러려면 현실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 양보의 한계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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