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적으로 경험하기

내 나이 즈음이 되면

사람들은 직장인인 경우 중간 관리자의 상단(임원 바로 직전 또는 임원 초입)에 이르고
능력도 있고 운도 따른 사람은 다니던 회사의 가장 높은 위치(파트너) 부근까지 오르고
사업을 일찍 시작한 사람은 일정 궤도에 오른 것을 보아왔다.

그런데 내 나이에 이렇게 아직도 바닥에서 박박 기면서
혼자 끙끙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하긴, 난 지지리도 운이 없었다.

예전 회사에서도 소위 군번줄이 꼬여서
나이 먹고 막내로서 고생만 하다가 나왔고

지금 회사에서도
명색이 사장이지, 하는 일은 중소기업 과장은 고사하고
대리, 주임급도 안된다.

회사를 설립한 후
지난 2년여간 있었던 일은
거짓말 좀 보태서 일주일
거짓말 안보태면 full day 2일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리스트가 길었다.

난 이런 것을 “압축적으로 경험했다”고 설명한다.
나만큼 지난 2년을 압축적으로 산전수전 겪은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지금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언젠간 이러한 경험이 나에게 훌륭한 자양분으로 남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