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5가지 기준

페이스북에서 본 글인데

이런 내용을 미리 보았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되었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변하므로
관심사를 과대평가하여 직업과 연결시키지말아야한다는 말은 정말 맞다.

그리고 자율성, 완결성, 다양성, 평가(잘 수행하는지), 기여도 등 5개의 기준으로
직무만족도를 보는 것 역시 합리적으로 보인다.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5가지 기준
체인지그라운드 2019. 7. 25. 13:25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은 무엇일까? <모두 거짓말을 한다>의 저자 세스 다비도위츠라면 단언컨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는 ‘평균적인 생각’일 뿐이며 ‘디테일’로 들어가면 각자에게 너무도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직함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지만 속한 조직의 상사나 동료가 별로라든지, 임금에 비해 노동강도가 쎄다든지,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다든지, 무엇보다 조직문화가 X판이라도 최고의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적성은 또 어떤가? 가장 좋은 직업이라고 불리는 것이 나의 적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무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일하는 게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서열을 매겨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을 고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타당한 가장 좋은 직업이란 유일할 수 없고 각 사람마다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직업에서 역시 ‘평균의 종말’을 고하고, ‘개개인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직업에서의 개개인성’, 곧 나에게 가장 좋은 직업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을 통제할 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네거티브 방식(= negative)과 포지티브(= pogitive) 방식이다. 네거티브 방식은 ‘이것만 빼고 다른 것들은 다 해도 돼’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포지티브는 ‘이것만 되고 다른 것들은 안 돼’라는 방식이다. 이 2가지 방법으로 직업 세계에 접근해 보는 것은 꽤 유용하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나에게 꼭 맞는 직업 찾아보기’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데 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쉽게 말해 무엇을 꼭 빼야 할까? 이 질문에 있어 <냉정한 이타주의자>의 저자, 윌리엄 맥어스킬의 조언은 주목할 만하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열정을 따르라는 말은
철저히 무시하세요.

“열정을 따르라”, 가 아니라 “열정을 따르라는 말을 무시하라”가 맞다. 오타가 아니다. (제대로 적었다) ‘열정’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것에 열렬한 애정을 갖는 것’이다. 보통은 ‘가슴 뛰게 하는 일’로 치환되어 표현되기도 한다. 대개 많은 사람들은 ‘가슴 뛰게 하는 일을 하라, 그것에 미친듯이 올인하라.’고 말한다. 맥어스킬은 그와 반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맥어스킬의 말이 공감이 된다. 나의 주변에 신약 개발자와 게임개발자가 있는데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신약을 개발해서
정말 세상을 바꾸고 싶었지. 그런데
그 열정이 3개월이 채 가지 않더라.”

신약개발자 OO씨

“이 세상에서 최고의 게임을 만들려고
입사했는데.. 조직문화가 정말..
저는 안 변할 줄 알았어요.
지금은 포기하고 먹고 살려고
그냥 다니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자 OO씨

이처럼 가슴을 뛰게 하는 것, 열렬한 애정은 맞딱뜨린 현실 앞에서 금방 식어버리고 소멸해 버린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업이 교수일 때 가장 열망하는 것은 종신 교수직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종신 교수가 되고 나면 예상과 달리 행복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종신 교수가 되기 전에는 안정감, 성취감, 주변으로부터의 인정 등 종신 교수직 확보에 따른 긍정적인 면에만 관심이 쏠려있다가 막상 종신 교수가 되니 지루한 학과 회의 등에 계속해서 참여해야 하는 등의 부정적인 측면을 간과한 탓이다.

우리는 연봉, 워라밸 등 퍼뜩 떠오르고 쉽게 관찰이 가능한 요소들에만 관심을 집중하기 쉽다. 그래서 ‘실제적인 행복도 예측’에 있어 결정적인 다른 요인들을 쉽게 놓칠 수 있는 것이다.

열정은 금방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십년을 일해야 하는 분야를 열정만으로 택하는 것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대로, 가슴이 시키는 대로 선택을 하는 건 무모하기까지 하다.

어느 시점에서 느끼는 열정은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 시점까지 쌓아올린 스스로가 가진 ‘식견의 총합’의 범위 내에서 관심을 쏟게 된 것. 따라서 그 시점에서, 좁은 식견과 선입견 등에 쌓여 있다면 무모함을 넘어 위태롭기까지 하다.

우물 안 개구리

나의 감정과 상관없이 현실은 현실대로 존재한다. 현실을 살아가면서 현실의 다양한 요소들에 영향을 받게 되고 인생의 또 다른 넓이와 깊이를 알아가게 된다. 열정 역시 그 과정에서 금방 다른 것으로 관심을 옮겨갈 수 있다.

맥어스킬은 저명한 심리학자인 대니얼 길버트, 티모시 윌슨의 연구를 인용하며 말한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변합니다.

따라서 당시의 관심사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10년 전 당신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이었나요?
현재의 관심사와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내 이야기를 하자면, 대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나는 방황(?)을 했다. 워크래프트3라는 게임에 빠졌는데 세계 개인 순위 47등, 2:2팀플은 세계 2위까지 기록했다. 학사경고도 받았다. 이 때까지 독서는 거의 하지 않았다. (현재 나의 주요 일은 책과 연관되어 있다. 팔할이 책이다.) 당시 나의 꿈은 무엇이었나? 내가 열정을 갖고 있던 분야는 무엇이었나? 바로 게임이다. 나는 프로게이머가 되려고도 진지하게 생각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좋은 선배와 좋은 책을 나누는 모임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독서가 게임보다 더 재미있게 되었다. 중독은 또 다른 중독으로 끊는다는 말이 맞다. 나는 독서와 성장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함으로써 게임 중독을 끊어낼 수 있었다.

이 때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있던 분야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철학과 정신분석학에 빠져들었다. 종교에도 심취해 신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다. 이전까지 신학자와 목사는 내 인생에서 단 한 톨도 없는 꿈이자 열정이었다. 그 후, 학사장교로 군입대를 하면서 책에 대한 열정은 ‘현실 개입의 의지’로 변했다. 조직에 들어가거나 조직을 꾸려 세상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 어느 순간 창업에 온 정신을 쏟고 있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가슴속에 품고 있던 열정은 수시로 변했다. 더 어렸을 적에는 축구선수, 가수도 되고 싶기도 했다. 나의 열정은 수 번 족히 변했다.

대다수 사람들이 열정을 보이는 분야는 다양하지 않다. 소수 직업에 집중되어 있다. 캐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열정을 쏟는 분야가 있다고 답한 84%의 학생 중 90%가 스포츠, 음악, 예술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열정을 느끼는 분야가 대동소이한 것이다.

여기에서 비롯되는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통계자료에 따르면 스포츠, 음악, 예술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는 3%에 불과하다. 이 학생들 중 대다수는 열정만 따랐다가 결국 일자리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열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열정만을 갖고 스포츠, 음악 분야를 택했다면, 동일한 열정을 가진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유달리 뛰어난 역량을 지닌 소수만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미국 고등학교 운동선수 중 프로로 진출하는 사람은 1,000명 중 1명꼴도 안 된다고 한다. 열정 외에 노력, 끈기, 환경, 운적인 요소, 심지어 그 열정이 식었을 때 대처하는 마음가짐이 뒷받침이 되어야 1,000명 중 1명이 될 수 있다.

열정은 변하기에 계속해서 열정만을 좇는다는 건, 이리저리 방황만 하는 허송세월로 이어질 수 있다. 열정 외에 객관적인 현실이 존재함을 꼭 염두해야 한다. 그러면 열정 외에 고려해야 할 구체적인 ‘현실 요소’는 무엇일까?

포지티브 방식으로 ‘나에게 맞는 직업 찾아보기’

맥어스킬은 말한다.
직무 자체가 가진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직무만족도’라고도 하죠.

개인의 열정 따위는
더 이상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직무만족도는 아래 다섯 가지 요소들로 구성이 된다.

1> 자율성
업무에 대한 주도권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

2> 완결성
맡은 업무가 전체 업무의 완결성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최종 결과에 대한 기여도가
단순한 부품 역할에 그치는 게 아니라
눈에 띌 정도로 큰가?

3> 다양성
다양한 역량과 재능이 필요한
폭넓은 활동이 요구되는가?

4> 평가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가?

5> 기여도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타인의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냉정한 이타주의자> 中
자신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데 있어 자율성, 완결성, 다양성, 평가, 기여도, 이상 5가지 기준을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5가지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만족도가 상당하다면 그 직업은 ‘나에게 가장 좋은 직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5가지 기준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싶다면, 다음 3가지를 꼭 실천해 보라고 맥어스킬은 조언한다.

첫째, 다양한 일을 해 보세요.
그 경험을 토대로 직업을 선택하세요.

직업 경험이 부족하다면,

둘째,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야 합니다.
신문, 보고서, 인터넷 등으로 찾아보세요.
셋째, 특히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현업 종사자들에게 그 분야에서 성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사람들이 그 일을 그만두는 주된 이유가 무엇인지, 소위 성과를 잘 내어 잘 나가는 사람들이 지닌 특징은 무엇인지 물어보라고 구체적으로 조언한다.

한 번에, 단 한 순간에 최선의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그런 방법은 없다. 심지어 순간의 열정적 감정만으로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직무만족도를 고려하고 실제 경험을 쌓아가면서, 적나라한 현실과 맞부딪히면서 더 깊이 고민해 나가야 한다.

윌리엄 맥어스킬의 책, <냉정한 이타주의자>는 세상을 바꾸려는 큰 뜻을 품은 사람들에게 하는 귀중한 조언들로 가득하다. 그 조언들의 공통점은 하나로 귀결된다.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이 아닌 냉정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첫걸음은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일 수 있다. 첫단추를 잘 채우기 위해 필요한 건 ‘열정’이 아니라 ‘냉정’임을 꼭 기억하자.

나를 벗어나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대로된 진로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냉정이 필요하고, 공부가 필요하겠다. <냉정한 이타주의자>를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