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저녁이 오면
그러지말라 여러번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저녁 6시까지 눈치보며 기다렸다가 퇴근하려드는 직원들
그렇게 직원들이 퇴근하고 난뒤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게 싫어서
오늘은 무작정 나섰다.
안좋은 일은 항상 있고
내가 하지 않는다해서 일은 결코 줄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사무실에서 밤 11시가 될 때까지 일하고 싶지 않았다.
정처없이 남포동쪽으로 걸어서 부산 온지 10개월만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무일인 한적한 자갈치시장을 처음 걸어봤다.
휴일이라 그런지 1만원에 회 썰어준다는 아줌마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걷다가 숙소로 들어왔다.
누군가와 수다를 떨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털어내면 좋겠는데,
부산에 온지 10개월이 다 되었는데
저녁에 부를 사람 한 명 없다.
이러다보니 일도, 스트레스도 사라지지않고
마치 먼지가 쌓이듯 소복히 쌓여가는 것 같다.
내일이면 더 나아질거야
그렇게 근거없는 믿음을 가지면서
오늘 밤도 한적한 도미토리에서 혼자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