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순회공연

작년말 우리 아파트의 청소/경비 용역 입찰이 있었는데
관리업체가 또다시 청소/경비 용역 입찰에 낙찰되었다.

이상하다 싶어 입찰 자료 사본을 받아서 보니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업체의 잘못으로 (고의인지 과실인지 모르겠으나)
관리업체가 높은 가격에 입찰했음에도 낙찰자로 잘못 선정되었고,
그 결과 원래 낙찰받아야했던 업체 대비 2년간 약 5,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입주자대표회의에 항의도 하고 안건 제시도 해보았지만
묵묵 부답 또는 사실 관계 부인을 하길래

입주자들을 모아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연락을 준 입주자들 댁에 방문하여 소송 진행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입주자들은 젊은 사람, 연세가 지긋한 사람 등 연령, 성별 모두 다양했지만
땀을 뻘뻘 거리면서 5개 동을 다니며 서류를 받는 나에게
따뜻한 인사와 힘내라는 말을 건내주었다.
무슨 소문이 퍼졌는지, 문제제기 글을 논리정연하게 썼다며 컨설팅 출신이냐, 글 쓰신 거 보니 big firm인 것 같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어떤 분은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조그마한 정관장 홍삼 휴대용 케이스도 주었다.
물 한잔 주시는 분도 계셨다.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소송에 꼭 이길 생각이다.

특히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오늘 답변이라고 보내온 것을 보면서
약 몇분간 깊은 빡침(!)이 있었으나 나도 바쁘니 마음을 다스리고, (이런 것에 마음 쓰면 안된다)
이 사람들은 소송을 당하여 정신을 차리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은 유쾌하지않다. 상당히 불편하고 마음도 무겁다.
특히 불의, 부정와 맞설 때에는 더 그러하다.
그래도 바로잡으려면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정말 바보 같다. 자신들이 잘못을 했는데, 그 잘못을 인정하지못하고 자신들의 엉뚱한 주장을 서면으로 보내다니.
법정에서 증거자료로서 불리하게 적용될 뿐인데.

정말 어리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