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보다 패자
어제 LG와 삼성전에서 2:2 상황에서
11회까지 가는 연장전끝에 LG가 승리를 거두었다.
11회초에는 작년말 LG의 불펜투수이다가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한 투수인 이승현 선수가 마운드에 섰는데
LG 투수 정찬헌이 타자로서 타석에 들어서, 이현승의 초구를 강타하여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내어 결국 LG가 승리하는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되었다.
나도 LG팬이기에 팀이 이겨 기쁘고, 투수가 만들어낸 이 진기록을 몇번씩 리플레이로 돌려보고 했다.
그러다가 삼성 투수 이승현이 자신의 투구를 마치고
덕아웃에서 멍하니 홀로 앉아있는 모습을 찍은 화면에서 눈이 멎었다.
사실 팀의 승리나 정찬헌의 적시타가 기쁘다기보다
배트를 잡지않는 투수에게서 안타를 맞은
이승현 투수의 그 괴로움과 마음의 상처가 난 계속 마음에 걸렸었다.
게다가 작년까지 LG투수였다가 삼성에 이적했는데, 친정팀과의 승부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얼마나 마음이 괴롭고 팀에게 죄책감을 느낄까.
어렸을 때에는 승자에만 관심을 가지고 환호를 보냈다면
요즘은 패자에게 더 연민이 가고 신경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