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가르는 이중 잣대
작년 기사인데
해가 가면 갈 수록 심하기만 하지, 나아지지않고 있다.
정말 심각한 사회 문제라 생각한다.
이 기사가 나온 작년 4월 이후 대선을 거치면서 “적폐, 적폐세력”라는 단어까지 등장하여
원래의 뜻과 다른 의미와 의도로 나와 다른 남을 청산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말 다 했다.
우리편이 때린건 “실수” 상대가 때린건 “폭행”…내편만 감싼다
韓·日 국가대표 축구경기서 훌리건끼리 충돌…심리학 실험해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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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06 17:09:23 | 최종수정 2016.04.07 15:2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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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유독 많이 쓰이는 단어다. `나`라는 표현보다는 `우리`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우리 집, 우리 회사, 우리 동네 등. 나보다는 우리라는 집단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로 묶여 있는 집단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표출한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은 과거부터 외부와 접촉이 적은 나라였다”며 “한국인은 외부 사람에 대해 경계심이 강한 반면 내부인과는 결속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런 성향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배타성이다. 내집단에 대한 과도한 애정은 타 집단에 대한 배척으로 표현돼 집단 간 갈등을 유발하는 시초가 되기 때문이다. 심리학 용어로는 이를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라고 한다. 자신이 속한 집단은 실제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상대적으로 남은 깎아내리는 이중 잣대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 같은 내집단 편향이 유독 많이 드러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같은 학교, 같은 지역 출신에게는 관대하다. 학연·지연을 통한 사회적 갈등이 많이 발생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학교 나왔어?` `고향은 어디야?` 같은 질문이 상대방을 객관적이 아닌,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된다. 매일경제신문은 내집단 편향으로 인한 이중 잣대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직·산업심리 전문 연구소인 ORP연구소와 함께 20·30대 직장인 66명을 대상으로 심리학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을 위해 축구 라이벌인 두 나라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겨룬다는 상황을 설정했다. A국가가 극적인 결승골을 넣자 B국가 응원단이 A국가 응원단을 향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한다. 이에 흥분한 A국 응원단이 상대적으로 소수인 B국 응원단에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둘러 유혈 사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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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명확했다. 같은 상황이지만 내집단인 한국인 응원단에 대해서는 과도한 감싸기를 보여줬고, 일본인 응원단이 가해자였을 때는 가차 없는 분노를 표출했다.
`가해 응원단이 폭행을 저지른 데에는 피해 응원단의 책임도 있다`라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매우 동의 시 10점)하는지 물었다.
한국인이 가해자인 경우 피해 응원단도 책임이 있다는 응답(7.4)이 일본이 가해자였을 때(5.9)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 응원단이 가해자였을 때는 실수라고 생각하는 응답(6.6)도 높았다. 상대적으로 일본인이 가해자였을 때는 실수라고 생각한 응답(4.2)이 적게 나왔다.
일본인 응원단이 가해자였을 때는 이들에 대해서 일상생활에서도 폭행을 저지를 사람이라고 비난한 응답(4.5)이 한국인 응원단이 가해자였을 때(3.2)보다 높았다.
실험자들의 실험 후 정서에 대해서도 비교해봤다. 일본이 가해자였을 때 화, 약 오름, 역겨움, 신경질 등 부정적인 정서는 6.3이었고, 한국인이 가해자였을 때는 4.2에 불과했다.
이명규 ORP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실험에서 한국인들의 내집단 편향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동일한 행동임에도 내집단·외집단 여부에 따라 극명히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집단 편향 성향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드러난다. 우리 학교 출신의 유명인, 정치인에 대해서는 평가가 관대해진다. 한국 사회의 해묵은 지역감정도 바로 이와 같은 성향 때문에 심화되고 있다.
스포츠 경기 때도 비이성적 판단이 이뤄진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왠지 불리한 심판 판정을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이 여전한 것도 우리 민족이라는 테두리를 치고 외부 민족을 배척하는 심리에서 기인한다.
이처럼 비이성적 판단이 이뤄지는 내집단 편향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은 없을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철저히 외집단을 포용하는 쪽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서로 차별화된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