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나는 정말 기존의 구태를 벗는 새로운 정치가 실현되길 바라는 이상주의자이자 원칙주의자라고 스스로 믿고 있다.
이번에 난생 처음으로 투표장에 들어가서 기표소에서도 한 10초정도 망설였다.
어제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찍을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그래도 좌,우, 진보, 보수 가르지않고 (그 부분은 동감하기 때문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그래도 새로운 정치를 해보겠다고 나선 사람을 찍었다.
안될 줄 알았다. 2등도 어려울줄도 알았다.

이번 대선 결과는 너무나 예상하기 쉬웠다.
5명이 그대로 완주하면서 1:1로 붙는 경우에
4:6 또는 4.5:5.5로 민주당이 지는 구조가 발생하지않았다.

우리나라같은 후진적 정치환경에서 정권 교체는 계속 일어나야 그나마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그런 부분에서”만” 이번 결과는 긍정적이다.
나머지는 내가 보기엔 다 부정적이다.

(박근혜/최순실 때문에 7개월 정도 당겨져서이긴 하지만) 아직 스스로 준비도 되지 않았고, 공약 상당수의 방향이 매우 틀렸으며,
앞으로 정치/사회/외교/경제적으로 다가올 challenge를 견뎌내지못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심 지지자 층이 박사모 못지않게 지나치게 편협하고 맹목적이고 피곤하다.
정권교체를 하면서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색깔을 입혀 복수나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나와 다른 남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난 “통합”도 필요없다는 생각이다. 그냥 나와 다른 남을 손가락질하지말고 인정하면 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법질서나 사회통념을 어기는 것이 아닌 이상 존중되어야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 정당이 여럿있고 투표를 하고 선거를 하는 것 아닌가?
제발 갈등과 반목은 더이상 없었으면 했다.
그런데 앞으로 그런 혼란이 5년간 계속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혼란을 지켜보고 겪자니 마음이 괴롭다.

그게 싫다.
그럴 때면 한국을 떠나고 싶다. 안보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