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팡안에서의 일주일

1.
코사무이 바로 옆에 있는 코 팡안이라는 섬에 온지 6일차다.
여기에서 2주 머물기로 했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이 조용한 섬에서도 더 한적한 구석으로 와서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어 하루종일 머물고 있다.

2.
바다는 깨끗하다.
예쩐에 태국도 사람들이 적게 갈 수록 덜 오염되고 깨끗한 바다를 볼 수 있다는데
그 말이 실감난다.
태국 음식도 3천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더 저렴하게 먹으려면 2천원 이하도 가능하다)

깨끗한 공기에 평화롭다. 맑은 날 밤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 좋다.

지난 일주일이 최고다 말할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않고 만족스럽다할 수 있다.

3.
이전의 여행들과 달리
어떤 활동을 하거나 목적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머물기로”한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더 많은 것을 관찰하게 된다.

4.
6일째 숙소는 물론 지나가다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도
(태국 현지인을 제외하면) 동양인 자체를 볼 수가 없다. 일본, 한국, 대만, 중국 할 것 없이…
코워킹 스페이스에도 나 빼고 다 서양인들이다.
그린란드에서도 중국인들 천지였던 것과 대비하면 신기할 따름이다.

5.
며칠전에는 내 평생 가장 희한한 점퍼를 봤다.
부산 교육감 선거에서 나눠준 파란색 (2번) 후보의 선거홍보용 자켓을 외국인이 입고있더라
파란색에 2번, 교육감 선거, 후보 이름까지
그들 눈에는 타이포그래피였을지 모르겠지만 정말 신선했다.

6.
코워킹 스페이스가 섬의 서쪽 해변 바로 앞에 있어서
해질 무렵 6시 20분부터는 해변에서 해지는 풍경을 본다.

5.
책도 읽고 그동안 정리에 소흘했던 것들도 정리하고
저장만 해놓고 읽지않은 글들도 챙겨서 읽고 있다.

6.
숙소(8인실 도미토리 호스텔)와 코워킹 스페이스 사이의 거리가 대략 4km정도 된다.
하루에 왕복 8-9km를 걷는다 대략 13,000~15,000보 인 것 같다.. 거의 왕복 1시간 40~50분 거리라 걷기엔 다소 지루하긴 하지만, 언덕도 있어서 유산소 운동에 도움이 된다. 오토바이를 하루에 8천원씩 빌리는 것도 낭비인 것 같아서 그냥 걷고 있다.

하루에 숙박비 14,000원 + 식비 및 간식 10,000원 = 합계 25,000원 안팎으로 막아보려고 노력중이다.

7.
왜 은퇴자들이 태국을 선호하는지 이해가 된다.
물가가 여전히 저렴하고 인터넷 등 기반시설이 양호한 것이 큰 장점으로 보인다.

8.
코워킹 스페이스에는 하루에 대략 10-20여명이 모인다.
해변 앞에 있기에 수영하다 돌아오기도 하고
남자들 상당수는 상반신은 옷을 입지않고 수영복차림으로 돌아다니곤 한다.
이들중 일부는 휴가차, 나머지 대부분은 말 그대로 디지털 유목민 (노매드)다. 물어보면 고향은 있지만 집은 없다 한다.
어느 나라에선 돈 벌고 또 이렇게 일하다가 쉬었다가를 반복하며 떠돈다고 한다.
노매드라고 말만 들었지 실제로 꽤 많은 사람들이 거처없이 그렇게 떠돌아다니면서 일하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발상의 전환을 나만 못한 것 같아 잠시 반성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