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

1.
오늘 지인의 부탁으로 어떤 업체분을 만났다.
나에게 내가 아주 잘 알지는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평소 잘 아는 분야가 아니라서 약간의 공부를 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수트를 입고 1시간 가량 나 혼자 떠들고 나니
질문을 하시던 그 분은
나에게 이렇게 생긴 빅토리녹스 맥가이버칼(포장도 없는 그냥 칼)과 tea bag 1통을 건냈다.

난 지인의 부탁을 받고 이렇게 직접 방문해가며 도와드렸지만
어떤 댓가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 감사하다고 말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그 빅토리녹스는 어디 판촉물인듯 어떤 브랜드 이름이 각인되어있었다.

이게 뭐지 싶어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판촉물로 파는 것이고 판촉물이면 종이박스라도 준다는데 난 그냥 덜렁 칼 하나.

기분이 나쁘고 우울했다.
나의 지식은 남한테 공짜로 받은 후 포장지 뜯은 판촉물 시가 2천원어치 밖에 안되었던 것일까.

차라리 아무것도 주질 말지.
뭘 기대하고 간 곳이 아니고 그저 소개로 호의를 베푼 것인데

상대의 그 무례함과
나 스스로 느끼는 알듯 모를듯한 자괴감에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한 이야기는 업계에서 몇년을 일해도 깨달을까 말까한 지식이었다.

2.
집에 돌아와보니
아파트 관리업체와 민사소송중인 가운데
상대측(피고)에서 나에게 답변서라고 보내왔다.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사람들은 정말 자기 멋대로 왜곡하여 주장하고 있구나.
피고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열뻗친다.
참고 차분하게 대응해야지 싶다가도 벌써 5개월이나 지난 문제.

마음이 정돈이 안된다.

한숨 자고 다시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