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전문가 행세
Oh god….
컨설팅에서 2년 남짓 일한 것 가지고
전문가 행세는 너무 철이 없는 것 아닌가…
10년을 일한 나도 아는 척 하기 조심스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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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걷어차고 나온 인재가 보는 금융의 미래는?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피플]이인섭 어니스트펀드 전략총괄이사]
이인섭 어니스트펀드 전략총괄이사가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이동훈 기자
P2P(개인간) 금융서비스 스타트업인 어니스트펀드의 서상훈 대표 앞으로 지난해 8월에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맥킨지 독일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인섭이라고 합니다. 기사에 나온 인터뷰를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꼭 한 번 대화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서 대표와 이인섭 어니스트펀드 전략총괄 이사(27)의 통화가 이뤄졌다. 국제통화로 이뤄진 두 사람의 첫 대화는 3시간 넘게 이어진 끝에 서 대표의 입사 제안으로 마무리됐다. 이 이사는 고임금의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맥킨지를 걷어차고 지난해 10월에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했다.
20대의 앳된 이 이사는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와 맥킨지 프랑크푸르트 지사에서 근무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을 쟁쟁한 인물이 왜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직장을 나와 한국의 작은 벤처기업을 택한 것일까.
“첫 직장은 2013년초에 입사한 분데스방크였습니다. 한스-헬무트 코츠 전 분데스방크 총재가 하버드대 방문교수로 계시면서 논문을 쓰실 때 함께 참여했는데 저를 분데스방크에 추천해주셨어요. 그런데 4~5개월 다니다보니 공공기관 특성상 역동성이 떨어지는 느낌인데다 독일어를 못해 영어로 소통하는데도 한계를 느껴 그만 뒀습니다.”
이 이사는 2013년 10월에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프랑크푸르트 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맥킨지에서는 금융권 컨설팅을 주로 맡았다. 맥킨지에서 2년 3개월간 금융산업을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금융의 미래를 고민하게 됐다.
“맥킨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금융회사는 세계 20위권 안에 들어요, 그런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공감하는게 ‘금융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변화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입니다. 이 결과 글로벌 은행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이 12%에서 2~3%로 급락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IT(정보기술)가 금융에 접목되면서 은행의 고유 업무가 비금융사로 옮겨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변화를 지켜보다 보니 금융회사를 컨설팅하는 것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 이사는 미국의 P2P 금융업체 렌딩클럽이 중개하는 대출에 직접 투자하면서 새로운 금융모델을 직접 경험했다. 가장 리스크가 높은 대출에도 소액 투자했는데 단 한번도 원금을 떼이지 않고 연 2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한국에도 렌딩클럽 같은 금융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즈음 신문기사를 통해 어니스트펀드의 서 대표를 알게 돼 이메일을 보냈다.
이 이사는 서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첫 통화에서 P2P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리스크 분석과 거시경제를 보는 안목, 믿을만한 브랜드 구축이 중요한데 어니스트펀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었다. 분석적인 문제제기에 자극 받은 서 대표가 이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두 사람은 3시간에 걸쳐 금융의 미래를 논했다. 그렇다면 이 이사가 생각하는 금융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금융은 개인 맞춤형이 주류가 될 겁니다. 지금은 제도권 금융회사가 일방적으로 금융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하는 식인데 앞으로는 각 고객의 개별 수요를 파악해 거기에 맞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거죠. 이미 해외에선 이런 흐름들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강해지고 있어요. 어니스트펀드는 IT를 기반으로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 맞출형 투자 및 대출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개인 맞춤형으로 내놓을 수 있는 금융의 영역이 더 확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