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을 위한 조언

어느 사모펀드의 파트너가 페이스북에 쓴 “프로페셔널 회사 15년차 파트너가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꼽은 후배들을 위한 조언 열 가지”라는 제목의 글인데 뭐 약간은 웃자고 쓴 글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내가 감히 누군가에게 조언할 입장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아직 15년이 안되어서 그럴 수 있는데
(아래 글의 내용에 동의하지않아서가 아니라) 10년반을 일했던 나라면 이런 내용을 후배에게 조언이랍시고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옷 잘입어라 늦지말아라 단축키 외워라 이런 이야기 말고
프로페셔널이 일을 할 때에 가져야할 마음가짐, 일할 때의 가치관과 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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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올라 쓰는 “프로페셔널 회사 15년차 파트너가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꼽은 후배들을 위한 조언 열 가지”

1. 옷 잘 입자: 비싼 거 입으라는 것이 아니라, 덥다고 반팔 셔츠 입지 말고, 흰색이나 파란색 계통이 아닌 색깔의 셔츠 입지 말고, 검정이나 진한 파란색이 아닌 갈치색 같은 양복 입지 말고, 춥다고 이상한 패딩 입지 말자.

2. 일정 챙기자: 자기 일정이야 알아서 챙기겠지만, 중요한 것은 임원, 파트너 등의 일정이다. 그들이 참석해야 하는 미팅이나 발표 같은 일정이 확정되면, 바로바로 본인이나 비서에게 통보하자. 아웃룩 일정 공유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3. 끼워 주자: 파트너나 임원이 없는 단톡방 따로 만드는 건 좋은데, 파트너나 임원도 맴버인 단톡방도 만들고, 가끔 좋은(?) 정보 많이 올리자. ㅜㅜ

4. 마지막 보루가 되자: 어떤 자료가 되었건 자신이 수정한 버전을 소프트 카피던 하드 카피던 전달하는 시점에는, 그 안에 특히 숫자들을 포함한 주요 내용에 대해 철저히 책임지고 확인 또 확인하자.

5. 단축키를 외우자: 엑셀 등을 띄워 놓고 일할 때, 단축키를 노련하게 다루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는 업무 효율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물론 그게 모든 걸 말하지는 않겠지만, 독수리 타법으로 마우스 움직여 가며 메뉴 찾아가는 주니어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6. 제발 늦지 말자: 출근이나 내부 미팅에는 뭐 여러가지 사정상 늦을 수도 있고 그걸 너그러히 봐주는 (그만큼 야근을 많이 하니) 문화겠지만, 외부 미팅이나 발표가 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임원이나 파트너와의 약속 시간보다도 늦게 나타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7. 도덕적 불감증을 경계하자: 식사비, 교통비 등 뭐 얼마 안 된다고 개인 용도와 업무 용도를 혼용해서 쓰지 말자. 1만원이 10만원 되고 10만원이 100만원 되고 더 켜져서 문제가 되는 경우 여럿 봤다. 그냥 큰 돈이 아닐 때 정직하자.

8. 사람을 만나자: 시간이 나면 무조건 다른 프로페셔널 회사나 혹은 주목 받는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을 죽어라 만나라. 별다른 네트워크가 없어도 대학별 최고 경영자 과정 등 찾아보면 다 방법이 나온다. 그렇게라도 만나서 듣고 배우는 것이 뼈가 되고 살이 될 뿐만 아니라, 다음 커리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9. 웬만하면 자신에게 투자하자: 아무리 인정받고 잘 나간다고 해도, MBA던 해외 근무 건 뭐던 한 번은 자신에게 투자하자. 과거와 같이 바로 바로 그 과실이 돌아오지는 않지만, 결국엔 다 돌아온다.

10. 중국어는 배우자: 영어는 잘 한다고 가정하고, 이제 프로페셔널 회사들은 영어는 당연히 하면서 중국어도 할 수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하게 되어 있다. 늦지 않았으니 시작하자. 늦었다고 생각하면 아들래미 딸래미라도 중국어를 할 수 있게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