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1. 퇴사

2007년 6월 25일 MBK 파트너스를 다닌지 2,970일만인 오늘,

2015년 8월 11일 사직서를 냈고 사직서가 바로 받아들여져 바로 퇴사했다.
퇴사를 하는 계기와 과정이 사실 그다지 매끄럽지는 않았다.

30대의 대부분을 여기에 보냈다.

시원함과
섭섭함과
(약간의) 분노와
서러움과
고마움과
그리움이 뒤섞인 묘한 감정이다.

눈물을 글썽이며 이별을 아쉬워하고
부당함에 같이 분노해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헛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잠시 따뜻해졌다.

저녁 약속이 별로 없는 사람들과
간단히 맥주를 마신 후 돌아가는 길

덥디 더운 날씨에 수트에 타이까지 메고 있었던 나는
오피스의 짐까지 챙겨나오느라
종각역쪽에서 을지로입구 지하철역까지 700m가량을 걷는 동안
땀범벅이 되었다.

익숙했던 많은 것들과 이별해야하고
익숙하지않았던 많은 것들과 새로이 마주해야한다.

이들은 편리하고 유쾌하고 신나고 우울하고 걱정이될 것들이 뒤섞여있었고 또 뒤섞여있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내 행복이 중요하다.

이렇게 내 한 chapter를 마무리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무슨 일을 언제 어떻게 할지, 무슨 일이라도 하기는 할지
일단은 며칠이라도 쉬고 싶다.

10년동안 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