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출하지만 초라하지않은 삶
AROUND 11월호를 읽다가
방콕에 놀러갔다가 주저앉아 카페를 연 어느 여자분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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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삶은 한마디로 ‘마음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다.
그것은 나 자신을 가치있게 여기는 일이기도 했다.
날마다 사진을 찍고 주변을 돌아보며 거리를 걸었다.
니체가 말했다. “모든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
나는 이곳에서 일상의 작은 감정 하나까지 기록하고 여행을 다녔다.
사실 이토록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집중했던 시간이 있었던가 싶다.
한국에서의 나는 사실 옳고 그름과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또 현지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웠다.
그동안 내 삶의 영역이 얼마나 좁았는지 알게된 것이다.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내가 어느 순간 믿을 수 없을 만큼 달라져있었다.
조금은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리라…
(중략)
나는 한국에 많은 것을 두고 떠나왔고, 그중 대부분을 잃었다.
(중략)
나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것을 버리고, 적은 것을 얻는, 단출하지만 초라하지않은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