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담아 피칭하자?
스토리를 담아 피칭하자고?
현실을 모르는 한가하고 한심한 이야기
“스타트업이여, 스토리 담아 피칭하자”
권혜미 | 2014.05.01
K스타트업 3기가 출범한 지 12주가 지났다. 짧다면 짧은 이 시간동안 참가팀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지난 4월30일 디캠프에서 K스타트업 ’데모데이’가 열렸다. 이날 참가한 스타트업은 국내외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사업계획과 비전을 ‘피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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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K스타트업 데모데이에 참가한 국내외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
“우리나라는 ‘비주얼’을 중요시해요.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그래픽과 비주얼 등 모든 걸 담아내려고 하죠.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내가 왜 이 사업을 하게 됐고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내는 게 중요합니다. ‘스토리’가 있어야 하죠”
장윤진 K스타트업 파트너는 “피칭에는 스토리라인이 필요하다”라며 “자기 얘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K팝 커뮤니티 서비스 ‘케이비트’를 소개한 조준성 대표도 자기 얘기로 시작해 스토리를 만들었다. 조준성 대표는 “나는 K팝을 매우 좋아한다”라며 “직접 150여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K팝 리액션 동영상의 잠재력을 알게 됐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준성 대표 말대로 발표자가 쇼맨쉽이 뛰어나거나 프리젠테이션 자료가 매우 화려한 것은 아니었지만 참석자들 반응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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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조준성 케이비트 대표
‘마이드라이브스’의 김태교 서비스 이노베이터도 “마이드라이브스는 PC와 모바일,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된 파일들을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인데 이게 왜 필요한 지 듣는 사람을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마이드라이브스는 그동안 드롭박스와 구글드라이브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며 불편했던 부분들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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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마이드라이브스 프리젠테이션 자료 일부 캡쳐
구글에서 엔젤투자자로 활동했던 데이빗 리 K스타트업 파트너는 “영어를 잘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데이빗 리 파트너는 “와이컴비네이터는 지원을 결정할 때 피칭을 80% 본다”라며 “어필하지 못하면 투자받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K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전제한다. 하지만 비영어권 국가인 한국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서 사람들을 영어로 설득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영어피칭 능력이다. 이날 데모데이도 영어피칭으로 진행됐다.
실제위치 기반 3D 온라인 액션 게임을 소개한 오형규 REH팀 리더는 “발성부터 지도 받고, 영어스크립트를 만들어 다 외워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K스타트업 참여 기업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영어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높이기 위한 피치 클리닉을 받아왔다.
전반적인 지도를 담당한 장윤진 파트너는 “문어체는 구어체로 바꾸고 더 쉬운 단어를 쓰게 했다”라며 “본인이 어려워 외워지지 않는 건 피칭 때 꼭 꼬이게 돼 있다”라고 말했다. “끊어 읽기만 잘해도 알아 듣기 쉽기 때문에 꼭 끊어서 읽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3기 스타트업 오환 점핑너츠 대표가 그랬다. 오 대표는 느리고 또박또박하게 “디스/이즈/점핑너츠”라고 서비스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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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오환 점핑너츠 대표
K스타트업은 스타트업 10곳을 뽑아 금전과 사업 도우미를 맡아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 육성(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앱센터가 주관하고 SK플래닛, 구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협력·지원한다. 코빗과 두바퀴소프트웨어, 인큐젝터 등이 이곳에서 성장했다. 현재 4기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4기 프로그램은 7월 말부터 시작하며, 참가 신청은 6월30일까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