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함 – 임대인과 임차인
1달에 한 번씩
라킴이 위치한 건물의 임대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받는데
봉투가 어느 유명 가구회사 이름이 적혀있다.
그 회사 관계자분인가 했는데
오늘 알고보니
그 회사의 회장(사장) 부인이 건물주라고 한다.
그 임대주의 아들,
그러니까 그 회사를 이어받을 승계자로 신문에도 나오는 사람은
(만난적은 없지만)
나의 대학교 학과 후배이자
맥킨지 후배인
나보다 대략 3살정도 어린 사람이었다.
글쎄 그 분도 훌륭한 사람이리라 생각하지만,
내가 그 분보다 능력면에서 딱히 못한 것은 없으리라 짐작하는데
3달째 주말도 없이 일을 하고 있으며
그렇게 먹고 살아보겠다고
투잡을 한답시고 자존심 다 내려놓고 밤낮으로 일을 하며
그렇다고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허겁지겁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출까 말까 하는 상황에
임대인에게 꼬박꼬박 임대료를 갖다 바치는
내 신세가 뭐랄까 좀 씁쓸하다고 해야할까
무기력하다 해야할까
하지만 그런 씁쓸한 마음도 오래가지 않았다.
일요일 점심부터 사람들이 몰아닥쳤으니까
다시 현실로.